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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물가 '들썩' 닫히는 지갑에…TV·냉장고·세탁기, 먼저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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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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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고공행진에 가전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수요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이중고가 덮치면서 2분기에도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물가 인상으로 실질임금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가전과 자동차 등 대형 소비재 구매를 미루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2008년 10월 이후 13년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0%로 상향 조정했다.

식품과 같은 필수품과 소규모 구매에 비해 가격이 높은 가전은 인플레이션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억눌려있던 수요 폭발)수요 역시 올해 들어 옅어지면서 가전 교체 시기가 지난 것 역시 영향을 줬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가전시장 성장률이 전년도 동기 대비 0.5%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가전 시장 성장률이 전년도 대비 5.9% 성장에 그치며 성장세 둔화가 감지됐는데 올해 초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진 셈이다.

가전 제품군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TV와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대형 가전이 가장 큰 소비정체를 보였다. GFK는 "대형가전 제품군은 지난해 1.9% 성장에 그친데 이어 올해 1~2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의 역성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엔 코로나 펜트업효과로 가전 시장 수요가 이어졌지만 올해는 각국 정부 지출이 줄어들면서 수요가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물가 쇼크를 겪으면서 제조원가 상승 문제 역시 겹쳤다. 수입물가가 인상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물류비도 급등했다. 지난해 기준 구리와 레진, 디스플레이 등 가전의 주요 원자재 가격은 최대 40% 올랐다.

가전 업계는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에 더욱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수요 감소로 판매 수량이 줄어들더라도 매출을 유지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당사 만의 차별화된 프리미엄 전략 제품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신가전과 오브제컬렉션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실질임금이 줄어들고 경기가 침체되면 대형 가전 위주 소비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매출 유지를 위해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판매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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