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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韓 'BIG'·美빅테크·비트코인…위험자산 날개없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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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인터넷·게임서 반토막 종목 속출

나스닥·비트코인 지난 11월 고점 이후 폭락

금리 인상·수요 둔화·인플레에 기술주↓

"저가 매수 전략 유효하지 않다"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코로나19 발(發) 유동성 파티가 끝났다. 고공행진하던 미국 ‘빅테크’ 주식부터 한국 ‘BIG(바이오·인터넷·게임)’, 비트코인까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데다 정보기술(IT)기업의 실적 전망도 불투명해 반등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배터리 뺀 ‘BIG’ 추락…반토막 종목 속출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NAVER(035420)·크래프톤(259960) 등을 담고 있는 KRX BBIG K-뉴딜지수는 올해 들어 29.4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2.80%, 17.20% 떨어졌다.

개별 종목별로는 반토막 난 종목이 수두룩하다. 이날 카카오페이(377300)는 장중 8만9700원까지 하락해 공모가 9만원마저 무너졌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최고 24만8500원까지 치솟았으나 올 들어선 주가가 맥을 못 추며 연일 최저가를 다시 쓰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47.34%가 빠져 코스피 하락률 5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 등 개인 투자자가 대거 사들인 인터넷 종목 역시 각각 27.08%, 25.69% 하락해 코스피 수익률을 밑돌았다.

게임주 가운데서도 신저가를 기록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00만원을 넘겨 황제주 반열에 올랐던 엔씨소프트(036570)는 40만8000원로 추락했다. 이날은 장중 39만5500원까지 하락해 신저가를 다시 썼다. 넷마블(251270)과 컴투스(078340) 역시 이날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크래프톤(259960)과 위메이드(112040)는 올 들어 각각 46.74% 60.82% 폭락했다.

바이오 업종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연초 이후 46.89% 하락했다. 코스닥 대장주였던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26.68% 내리면서 에코프로비엠(247540)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0.58%) 유나이티드제약(033270)(-42.34%) 셀트리온제약(068760)(-33.68%) 한미사이언스(008930)(-16.97%) HLB생명과학(067630)(-23.69%)도 일제히 내렸다.

2차 전지주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는 32.14% 급락했지만 삼성SDI(006400)와 SK이노베이션(096770)은 각각 9.47%, 15.72% 내렸다.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엘앤에프(066970)도 각각 3.38%, 2.02% 하락에 그쳤다. 이른바 BBIG 가운데 배터리를 제외한 BIG가 사정없이 추락한 셈이다.

美나스닥·비트코인 지난 11월 고점 후 내리막

국내 증시에서 BIG 종목이 급락한 것은 미국 기술주의 하락과도 무관치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지난해 11월 1만6212.23을 기록했던 나스닥지수는 9일(현지시간) 1만1623.25까지 빠졌다. 전고점 대비 28.3%가 하락한 것이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테슬라 등 미국 7대 빅테크 기업의 시가총액은 3일 만에 1조590억달러(약 1353조원)가 증발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연초 대비 70% 이상 폭락했다.

비트코인도 유사한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도 지난해 11월 7만 달러에 육박하며 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날 비트코인은 3만 달러 초반까지 추락해 고점 대비 절반 가격으로 하락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비트코인 뿐 아니라 상위 500개 암호화폐 시가총액도 지난해 11월 최고점 대비 50% 폭락해 1조6000억 달러가 사라졌다. 이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와 비슷한 규모다. 지난해 11월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확산된 시기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각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밸류에이션(이익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수요가 둔화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인건비 급증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것도 국내외 IT 기업의 공통적 현상이다. 중국의 봉쇄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역시 수요 둔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형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100 지수 종목의 상반기 이익 증가율은 8.7%로 전년 64.2%보다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지난 2년 동안과 달리 기술주가 구조적으로 고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낮아졌다는 얘기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술주의 V자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성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 회복과 금리 하락 반전 정도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주가 하락폭에 기댄 저가 매수 전략은 아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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