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 환송 속 5년 임기 마치고 청와대 빠져나와
마지막까지 일정 빼곡, ‘말년 없는 정부’ 실천하고 퇴임
평균 지지율 51.9%… 소속 정당보다 평가 높은 첫 대통령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헌화·분향한 것을 시작으로 퇴임 연설과 할리마 싱가포르 대통령 면담 및 왕치산 중국 부주석 접견 등 외교일정까지 소화하며 임기 마지막 날을 보냈다. ‘말년 없는 정부’를 강조해온 만큼 ‘티타임’이라 불리는 참모회의 역시 빼먹지 않고 진행했다. 러시아 상황과 자동차, 반도체 등 경제 전망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청와대를 나선 뒤, 시민들을 향해 손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위기 속 강해진 대한민국, 자랑스럽다”
문 대통령은 퇴임 연설에서 “위대한 국민과 함께 성공하는 대한민국 역사에 동행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자부했다. 지난 5년을 “국민과 함께 격동하는 세계사의 한복판에서 연속되는 국가적 위기를 헤쳐온 시기”라 표현하며 “대한민국은 위기 속에서 더욱 강해졌고 더 큰 도약을 이뤘다. 국격도 높아져 이제 선진국이자 선도국가가 되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의 탄생 배경이 된 촛불 집회를 언급하며 “나라다운 나라를 향한 국민 열망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 했다. 다만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고려한 듯 “의지만으로 넘기 어려운 장벽이 있었다”면서 “남북 간에 대화재개와 함께 비핵화와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바랐다.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와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방역 대응 등을 임기 중 성과로 잇따라 강조했다. 임기 내 국론분열이 이어졌던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은 언급되지 않았다.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를 향한 메시지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가 계속 이어가길 기대한다”며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더 국력이 커지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 강조했다.
청와대 앞 가득 메운 지지자들, 文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
모든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18시 김정숙 여사와 함께 ‘마지막 퇴근’으로 임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차기 정부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면서 인수인계 없이 청와대를 빠져나왔다.
대통령 내외는 ‘문재인’을 연호하는 참모들의 배웅을 받으며 청와대 정문을 나왔다. 청와대 정문부터 분수대까지 약 300m가량을 걸으며 환송 나온 시민과 악수하며 인사했다. 청와대 앞을 가득채운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흰색 풍선을 흔들며 노래 ‘괜찮아 잘 될거야’를 부르며 ‘마지막 퇴근’을 반겼다.
문 대통령은 “무거운 짐을 내려 놓는 것 같아 홀가분하다”며 임기를 마친 소회를 전했다. 이어 “재임 중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으나 (여러분 덕에)잘 극복할 수 있었고 오히려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었다”며 “함께해준 국민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지지자의 열띤 환호에 “다시 (대통령에)출마할까요?”라 말하거나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라 묻기도 했다.
임기를 마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지지율) 전체 평균은 51.9%(리얼미터 여론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로 43.4%인 부정평가를 앞섰다. 87년 직선제 이후 처음으로 대선에서 얻은 득표율보다 국정 평가 전체 긍정률이 높았며 마지막 조사에서도 4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또한 퇴임시 소속 정당 지지율보다 업무 수행 긍정 평가가 높은 첫 번째 대통령이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