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찍힌 주요 7개국(G7) 화상회의 장면. 파리|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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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금지하는 등 러시아의 경제 고립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G7 정상들은 8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의 뒤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러시아 석유 수입의 단계적 중단 혹은 금지를 통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점진적으로 중단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시기적절하고 질서 있는 방식으로, 세계가 대체 물량을 확보할 시간을 주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했다.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아직 석유 금수 조치에까지 이르진 못했다.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산 석유 공급을 6개월 이내에, 러시아산 석유 제품 공급은 올해 말까지 중단한다는 추가 제재 방안을 제안했다. 이를 두고 회원국들이 협상을 벌이고 있다.
G7 정상들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을 지원하는 금융 엘리트와 가족들에 대한 대응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해서는 안 된다는 결의로 단합돼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 2차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이날 G7 정상들은 화상으로 종전 기념식도 진행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이날 G7 정상회의 직후 러시아 국영 방송사들과 거래를 금지하고, 러시아인들에게 회계 및 경영 컨설팅 등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러시아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미국은 러시아에서 시청률이 가장 높고 직·간접적으로 국가의 통제를 받는 방송사 3곳을 제재할 것”이라며 “이들 방송사는 외국으로부터 수익을 가장 많이 벌어들이는 곳으로, 이는 러시아 국가의 수입으로 되돌아간다”고 말했다. 제재 대상 방송사는 채널-1, 로시야-1, NTV로 앞으로 모든 미국 기업은 이들 방송사에 광고나 기타 장비를 판매할 수 없다.
백악관은 또 미국인들이 러시아인들에게 회계 및 신탁, 기업 설립, 경영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런 서비스는 러시아 기업과 특권층의 부를 축적해 푸틴의 전쟁 장비를 위한 수익을 창출하고, 그 부를 숨기고 제재를 회피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제재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에서 인권침해, 국제 인도주의법 위반, 부패 등에 연루된 러시아군 관계자 등에 대해 추가로 비자 제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자 제한 대상에는 ‘부차 민간인 학살’ 연루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의 금융 자회사 가스프롬방크 고위 경영진 27명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국은 러시아 금융 자산의 3분의 1을 소유한 최대 금융기관 스베르방크의 경영진 8명과 러시아 산업은행 및 자회사 10곳도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오늘 조치는 세계 금융 및 경제 시스템에서 러시아를 체계적으로 제거하려는 연속의 일환”이라며 “푸틴의 전쟁이 지속된다면 러시아 경제에 안전한 피난처는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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