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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원·달러 환율 1300원 육박…한미정상회담서 통화스와프 재체결 논의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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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방지센터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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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통화스와프 재체결 논의가 거세게 일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외환·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제거하자는 취지인데 경제위기도 아닌데 적절하지 않은 접근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런 움직임은 외환·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제거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달러 환율은 지난 6일 1272.7원에 거래를 마치며 연고점을 새롭게 썼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공포가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2020년 3월 19일(1285.7원·종가 기준) 이후 2년 1개월여 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50bp(1bp=0.01% 포인트) 올린 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재해석된 결과다.

같은 날 성일종 정책위의장(국민의힘)은 원내대책회의에서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의제가 긍정적으로 논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는 두 국가가 현재의 환율(양국 화폐의 교환 비율)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돈을 상대국과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다. 미국과 통화스와프는 달러를 자유롭게 구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현실 경제에선 외환위기 가능성을 원천 배제하는 효과를 낸다.

이런 움직임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에 대해선 우려도 많다.

미국은 우선 유럽연합(EU)이나 영국, 일본 등 주요 기축통화국과 상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다. 이들 국가와 통화 스와프는 미국도 현실적인 필요에 따른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미국과 상시 스와프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미국과 상설 스와프를 가진 나라들은 전 세계적인 금융허브라 하는 그런 국가들"이라면서 "우리가 상시 스와프가 되기 어려운 상태에서 원한다고 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원화의 국제적 위상이 미국이 상시 스와프를 허용할 수준은 아닌데다 우리 요청을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미국이 상시 통화스와프 이외에 제공하는 스와프는 금융위기 등 극단적인 위기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신흥국에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신흥국의 국가 부도 등 위기 상황이 전체 국제금융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을 염려해 취하는 조치인데 한국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초기 때가 이에 해당했다.

2008년에는 한국이 미국에 요청해 성사됐고, 2020년에는 미국이 한국 등 9개 국가를 대상으로 선제 조치를 취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기본적으로 한국 경제에 호재가 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화스와프가 지금 필요하냐는 데에선 이견이 분분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측은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환율이 안정되기는 했는데 그건 공포를 안정화하는 것이지 실질적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환율을 안정시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과거 상황과 비교했을 때 지금 통화스와프가 최우선으로 활용돼야 하는 외환위기를 방지하는 그런 절대적 역할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측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안전망 구축이라면 모를까 단기적으로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들 기관의 의견은 기본적으로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가 배경이 되고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통화들도 절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원화는 다른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볼 때 통화가치를 비교적 잘 방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현 상황에서 달러 뒤에 숨는 것은 좋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익명의 한 민간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은 경제 규모 세계 10위의 국가"라면서 "견디기 어려운 대형 위기가 아니라면 달러에 기대기보다 원화의 실력을 기르는 것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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