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가 지난 23일 일본 도쿄돔에서 총 3회 열리는 단독 콘서트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 JY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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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은 돈이 안 된다’는 말도 옛말이 됐다. K팝 팬은 여성이 더 많기 때문에 남자 아이돌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인데, 무대를 세계로 넓히니 상황은 달라졌다. SM·JYP·YG 등 기존 ‘엔터 3사’는 요즘 걸그룹 덕분에 먹고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넥스트 방탄소년단(BTS)’은 걸그룹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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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걸그룹 최초 도쿄돔 3회 공연
에스파는 지난 23일 K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최대 뮤직 페스티벌인 코첼라의 메인 무대에 섰다. [사진 S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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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걸그룹의 ‘티켓 파워’가 달라졌다. 트와이스는 K팝 걸그룹 중 처음으로 일본 도쿄돔에서 23일부터 사흘간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당초 이달 23∼24일 2회 공연을 펼칠 계획이었지만, 팬의 호응에 힘입어 25일 공연을 추가했다. 사흘에 걸친 공연 좌석은 매진됐다.
JYP 관계자는 “도쿄돔에서 3회 공연을 여는 여성 아티스트는 현지 가수를 포함하더라도 그룹 AKB48에 이어 역대 두 번째”라며 “2019년 3월 해외 아티스트로서 데뷔 후 최단기간 도쿄돔에 입성한 데 이어 또 하나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돔은 약 5만명을 수용하는 현지 대표적인 공연장이다. 객석을 다 채우기 어려워 일본 가수들에게도 ‘꿈의 무대’로 불린다. 이번 일본 투어를 마친 트와이스는 다음달 14∼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에서 선다. 북미 스타디움 공연을 여는 첫 K팝 걸그룹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해외 음악 행사에서의 위상도 올라갔다. 에스파는 지난 23일(현지시간) K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최대 음악 축제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의 메인 무대에 섰다. 코첼라는 1999년부터 매년 2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는 행사다. 올해엔 에스파를 비롯해 해리 스타일스, 빌리 아일리시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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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없는 YG 먹여 살린 블랙핑크
블랙핑크는 빅뱅이 활동하지 않는 지난 4년간 YG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진 Y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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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의 위상은 블랙핑크 때부터 달라졌다. 빅뱅과 같은 간판스타가 부재한 지난 4년간 블랙핑크는 YG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했다. 블랙핑크 멤버들은 팀과 솔로 활동을 가리지 않고 매번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자신들이 세운 대부분의 최초·최고 기록을 스스로 경신해왔다.
최근 ‘붐바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14억 뷰를 돌파하며, 지금까지 총 32편의 억대뷰 영상을 배출했다. 이 중에서 10억 뷰 이상 뮤직비디오만 6개다. 이들의 히트곡 ‘뚜두뚜두’ 뮤직비디오는 현재 18억5400여만 뷰로 K팝 그룹 뮤직비디오 최초∙최고∙최다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유튜브 채널 영상 누적 조회 수는 233억6500만 뷰를 넘었으며, 구독자 수는 7360만 명 이상으로 전 세계 남녀 아티스트를 통틀어 1위다.
‘포스트 BTS’ 시대를 대비하는 하이브의 전략도 걸그룹이다. 다음달 2일 걸그룹 르세라핌의 데뷔를 앞두고, 개별 멤버의 사진과 영상을 차례로 공개하고 있다. 데뷔 앨범에는 방시혁 총괄 프로듀서를 포함해 BTS의 ‘라이프 고즈 온’을 작업한 싱어송라이터 블러쉬, 미국 팝 아티스트 데스티니 로저스 등 초호화 작곡가들이 총출동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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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BTS, 걸그룹이 될 수도”
다음달 2일 데뷔하는 하이브 쏘스뮤직의 걸그룹 르세라핌. [사진 쏘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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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업계에는 ‘보이그룹은 수익성, 걸그룹은 대중성’이라는 오랜 고정관념이 있다.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는 보이그룹은 공연·사인회 개최, 굿즈 판매 등 다양한 수익 사업으로 연결되지만, 걸그룹은 대중적 인지도만 높을 뿐 지갑을 여는 팬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걸그룹은 보이그룹보다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걸그룹 연습생의 합숙소는 아무래도 안전, 보안 면에서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며 “성형이나 다이어트, 메이크업, 스타일링 등 외적인 부분에 대한 투자도 훨씬 많은 데 비해 막상 데뷔 이후 보이그룹보다 앨범 판매량은 적고, 수명도 짧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앞으로 내수가 아닌 전 세계 팬을 상대하면서 걸그룹이 수익을 올리는 방법도 진화할 전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평균적으로 보이그룹이 걸그룹보다 돈을 더 잘 버는 것이 산업의 정석처럼 여겨졌지만, 한국에서 BTS와 같은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나온 이후로 후속 타자는 걸그룹이 아닐까 하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며 “이 경우 걸그룹의 수익성은 수십, 수백 배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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