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교육자들 "2022개정 과정에 국악 사라져"…교육부 "국악내용 축소 아냐"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홍규빈 기자 = 국악교육자들과 국악인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국악이 소외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는 21일 130여 개 국악·교육·연주계 단체와 함께 "졸속적으로 추진되는 음악과 교육과정 개정 작업을 즉각 중단하고 내용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교육부에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성명에는 한국국악학회, 한국국악협회, 한국국악교육연구학회, 한국공연문화학회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올해 말 확정·고시하는 일정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을 개발 중이며, 교과별 시안 개발 연구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음악과 시안 개발 연구 추진과정 및 초·중등 음악과 내용체계 개선안'(이하 개선안)에 따르면 2015년 개정에 담긴 '음악 요소 및 개념 체계표'는 성취기준 해설로 통합·재배치된다.
기존 체계표에는 '장단, 장단의 세, '여러 지역의 토리', '시김새' 등 국악 개념이 포함돼 있는데, 체계표는 사라지고 이런 개념들이 '성취기준 해설'에 들어가는 식이다.
2015 교육과정에는 '생활 속에서 활용되고 있는 국악을 찾아 발표한다' 등 국악 관련한 성취기준이 있지만, 2022 개선안에는 국악 내용이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성취 기준'이 없다.
개선안은 이에 대해 "내용의 삭제가 아니라 교육학적 설계 원리 및 새로운 문서 양식으로 인해 통합·재배치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과목 내용 조직 원리로도 '국악 대 음악의 관점으로 오해되지 않도록 음악 영역별 균형 있는 내용 조직'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악계는 교과서와 수업에 중요한 기준이 되는 교육과정의 개념 체계표와 성취기준에서 국악이 사라지면 학교 현장에서도 국악 교육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국악교육연구학회장 정은경 부산교대 교수는 "교과서 집필진은 교육과정에 있는 개념 체계표와 성취기준을 보고 쓰게 되는데, 이것이 없으면 서양음악 전공자가 대다수인 집필진이 국악에 대한 내용을 쓰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BTS가 대취타를 편곡해 부르거나 뮤직비디오에 탈춤을 넣었고 드라마 '파친코'에 판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세계인들이 우리 문화를 알아 가는 때에 우리는 왜 과거로 돌아가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국악 [국립국악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에 대해 교육부는 음악교육에서 국악 홀대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2 교육과정 모든 교과에서 미래지향적 역량을 키우는 쪽으로 내용 체계를 개선하는 중인데, 그 과정에 국악이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음악교육에서 국악 분량을 축소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성취기준 간략화 요구가 있다 보니 국악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성취기준 해설로는 (국악 내용이) 다 반영된다"며 "성취기준 해설이 교과서와 교수학습으로 구현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는 30∼40%밖에 진행되지 않았고 기본 뼈대만 만든 상황으로, 최종안에서 국악 내용이 축소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며 "개념 체계표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의견이 많다면 다시 제시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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