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 겹치는 중금리 대출…인뱅, '급속' 팽창중
카드사 "손님 뺏기지 않으려 금리 낮출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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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동방] 본격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반면, 중·저신용자 타깃이 겹치는 카드사 등 여신업계는 고객 이탈에 허덕이고 있다. 플랫폼 파워를 앞세운 인터넷은행 약진이 이어지면서 밥그릇을 뺏기는 카드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대출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21일 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 장기대출 '카드론'의 지난달 평균 금리는 전달 대비 0.61%포인트 떨어졌다. KB국민카드는 같은 기간 0.82%포인트, 현대카드 역시 1%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달부터 카드론 금리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상위권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전달(2월) 대비 0.43~1.39%포인트 감소했다.
여신협회는 통상 시장금리 동향을 따르는 카드론의 경우 올해 2월까지 상승세를 탄 시장금리에 맞물려 올라가는 양상을 보였으나, 3월 들어서는 큰 폭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요인은 대출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특히 신용점수 800점대 이하의 중·저신용자를 주요 고객으로 삼는 인터넷은행과 카드사 간 고객 유치전이 가열되자 카드론 금리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그 사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뱅(인터넷은행) 3사는 빠르게 영역 확장에 나서며 대형 금융그룹 소속 카드사를 위협하는 1순위로 꼽혔다.
카뱅은 지난달까지 올해 1분기 중금리대출을 6253억원 공급했는데, 전년 동기 보다 무려 12배 확장한 수치에 해당한다. 이 기간 카뱅의 중·저신용 상품의 평균 금리는 6%대였다. 작년 11월부터 신용점수 850점 이상 고신용자 신용대출을 전면 중단한 카뱅은 100% 신규 신용대출을 중금리도 취급 중이다.
완전 비대면·모바일 '전월세보증금 대출' 돌풍을 일으킨 카뱅의 실적은 1분기 말 13조원을 넘어섰다.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출시 이후 1년 만에 3배 이상 공급액을 늘리기도 했다.
인뱅 맏형 격인 케뱅은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에 주력한 결과, 중·저신용자는 물론 금융이력 부족자를 뜻하는 '신 파일러(Thin Filer)' 공략에 성공했다. 지난달 말 기준 중금리대출 비중을 전체의 20% 수준을 넘겼고 중금리 평균 금리도 저축은행권 평균 금리 14.96%를 한참 밑도는 5.98%를 적용했다.
토뱅은 동종 업계 최초로 개인사업자 대출(사장님 대출) 상품을 제공하면서 출시 한 달 반 만에 잔액 2000억원을 넘겼다. 지난달 말 기준 2095억원을 기록한 해당 잔액은 전달 보다 200%가량 급증했다.
사정이 이렇자 카드사 효자 상품으로 일컫는 카드론 금리 인하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인뱅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여신업계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손님을 뺏기지 않으려면, 손님이 상품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금리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레드오션 속에서 출혈 경쟁만 벌이고 있으니 서비스도 제자리걸음일 뿐, 갈수록 금리 인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카드사들도 입출금 계좌를 틀 수 있도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촉구하는 등 생존 전략을 짜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신병근 기자 sb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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