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번, 도망중 여행, 성형 상담…이은해 행동에 숨겨진 의미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씨가 과거 2년 동안 결혼을 3번 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범죄 타깃을 고르는 과정이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19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이씨가 결혼을 여러 번 한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라는 물음에 “보험사기를 하는 사람들은 피해자를 선택하는 것 같다”며 “물색을 한다고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여러 명의 파트너를 물색하다가 불발되고 결국은 (숨진) 남편이 가장 이씨에게 쉽게, 완벽하게 기망을 당해서 희생되는 과정을 겪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이씨가 혼인에 이르게 된 과정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소위 파트너들의 상황도 지금 여죄가 있다는 의혹들이 자꾸 존재한다. 그런 것들을 다 밝혀야 하는 상황이고, 이씨 혼자서 벌인 일이 아닐 개연성이 상당히 추정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찰에서의 추가 수사가 충분히 있지 않은 이상 실체를 정확히 알기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조현수(30)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또 이 교수는 ‘공개수배가 내려진 이후 여행을 가는 게 가능한 건가’란 질문에는 “공개 수배가 내려진 이후에는 기간이 길지 않지만, 사건 이후에 보험금을 신청하는 과정까지 합치면 꽤 오랫동안 문제가 해결이 안 된 채 놓여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와중에 약간 경계심이 해이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씨가 공개수배 후 성형외과를 찾아 수술 견적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는 “무모함을 넘어서 공개수배가 내려지고 난 다음 성형 시도를 했다는 건데, 수법이 단순히 이씨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건지 아니면 비공식적인 공범들이 있다고 하면 SNS를 통해 서로 법적인 내용이나 도피 수법 같은 것에 대해 범죄 지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 아닌가란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성형 수술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의료 기록이 남는 것도 부담스러웠을 수 있고 완벽하게 공범 관계에 있는 의료인을 찾기가 어려워서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이은해씨와 공범 조현수씨. [사진 인천지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씨가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와 결혼 생활을 하기 전 결혼식을 여러 번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7일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은해 2016년 결혼식’이라는 글에 따르면 이씨는 남성 A씨와 인천 연수구의 한 대형 한식당에서 하객들을 불러놓고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에는 이씨가 윤씨와 인천에 신혼집을 알아보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와 2012년부터 교제를 이어오던 이씨는 2016년 9월 신혼집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듬해 3월 이씨는 윤씨와 상견례나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를 하고 법적 부부가 됐다.

글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씨는 윤씨와 결혼하기 전 A씨와 결혼식을 먼저 치른 것이다. 그러나 이씨는 A씨와 결혼 직후 동거남이 있다는 사실이 탄로 나 파혼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15년 11월에도 다른 남성과 결혼식을 올렸다가 파혼당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2015년 이은해씨와 결혼식까지 올렸던 신랑 지인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다.

한편 이날 살인·살인미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를 받는 이씨와 내연남 조현수(30)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두 사람은 2019년 6월 경기 가평 용소계곡에서 이씨의 남편 윤씨에게 다이빙을 하도록 강요한 뒤 윤씨의 구조요청을 묵살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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