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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엔화가치 급락은 경제에 마이너스"…日, 통화정책 손 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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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구로다 BOJ 총재·스즈키 재무상, 엔저 현상에 경고음…

인플레 2% 미달성 등 이유로 "통화완화" 유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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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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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가치가 1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또 20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하자 그간 엔저 현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일본은행(BOJ)도 경고음을 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안전 자산'인 엔화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는 것과 관련 통화 완화 정책 유지로 엔저 현상을 용인했던 일본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NHK 등에 따르면 구로다 하루히쿄 BOJ 총재는 이날 중의원 결산행정감시위원회에 출석해 "상당히 급속한 환율 변동"이라며 "급속한 엔화 가치 하락은 (경제) 마이너스(-)를 키운다"고 말했다.

이어 급속한 엔화 변동이 중소기업이나 가계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줄곧 "엔화 약세는 전체적으로 일본 경제에 플러스(+)로 작용한다"고 그동안 주장해온 것과 상반된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도 이날 결산행정감시위원회에서 "현재 경제 상황에서 환율이 좋다고 볼 수 없다"며 엔저 현상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최근 높아진 원자재 비용과 여전히 느린 일본의 임금 상승세를 언급하며 엔화 약세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기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늘어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일본의 임금 상승 속도가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이 기업과 가계를 더 힘들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스즈키 재무상은 엔화 환율 변동과 관련 미국 등 통화당국이 밀접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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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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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총재와 스즈키 재무상의 이날 발언은 일본 당국이 엔화 환율 안정화를 위해 금리인상 등 지금과는 다른 통화 긴축 정책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여파로 이날 오전 126엔 후반대까지 치솟았던 달러·엔화 환율은 126엔대 초반까지 떨어져, 엔화 가치가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환율과 화폐 가치는 반대로 움직여, 환율이 상승하면 화폐 가치는 하락한다.

하지만 구로다 총재는 기존의 통화완화 정책을 계속해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날 엔저 가치에 대한 '마이너스' 평가가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 전체에 플러스가 된다는 평가를 바꾼 것은 아니다"라며 엔화 가치 안정화를 위한 금리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또 "지금의 물가상승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요인"이라며 일본 정부의 목표 물가상승률이 2%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통화 완화 정책을 계속해서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오후 2시 15분 현재 달러·엔화 환율은 126.61엔과 126.62엔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은 최근 엔저 현상에 대해 미국과 일본의 엇갈린 통화정책에 양국의 장기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엔화의 '안전자산'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하며 최악의 경우 달러·엔 환율이 150엔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이는 엔화 가치가 지금보다 20%가량이 더 떨어진다는 의미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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