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외환당국 개입 경계에 역외환율 하락
중국 정부 경기부양 기대에 위안화도 강세
미국 물가급등, 연준 긴축 경계에 낙폭 제한
사진=AP/뉴시스 |
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229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25원임을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36.20원)보다 7.45원 가량 하락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 하락을 따라 사흘 만에 1220원대로 내린 뒤 상하방 압력을 동시에 받으며 122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외환당국의 메시지가 전해지면서 역외 환율을 끌어 내렸다. 전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원·달러 환율이 1230원을 넘어 이제까지 지켜봐 왔던 환율 수준에서는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며 “정부는 필요하다면 늘 시장 안정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가 위안화를 강세로 전환시킨 점도 환율 하락 재료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대응해 돈풀기로 경기 부양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2분기 내에 지급준비율을 낮추고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도 인하할 가능성을 점치는 중이다. 이에 달러·위안(CNH) 환율은 전일 대비 0.15% 하락한 6.377위안대에 거래되며 위안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간밤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년 대비 8.5%를 기록하면서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치(8.4%)를 웃돌았다.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3월 근원 물가 상승률은 전월보다 0.3% 상승하고, 전년 대비로는 6.5% 올랐다. 전월비 0.5%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을 하회함에 따라 어느 정도 물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안도감도 나왔지만 40여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이 공격적인 통화정책 긴축에 나설 것이란 우려감은 여전하다.
달러인덱스는 100선에서 사흘째 상승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12일(현지시간) 저녁 7시께 100.29를 나타내고 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연 2.405%를 기록, 2019년 3월 18일(2.44%)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유로화 약세도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유로당 달러 가격은 전일 대비 0.50% 하락한 1.083달러를 나타내며 유로화가 약세를 보였다.
위험선호 심리 위축도 이어졌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대비 0.26%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4% 떨어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30% 내렸다.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 위축에 이어 최근 5거래일 연속 국내증시에서 순매도 흐름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심리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3200억원 가까이 팔면서 지수를 0.98% 끌어 내렸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160억원 가량 팔아 지수는 0.87% 내렸다.
수급 측면에서는 당국 개입 경계감이 강해진 만큼 롱스탑 등 달러 매도 물량이 이어지면서 환율 하락에 일조하겠으나, 환율이 1220원대로 하락하면 하단에선 저가 매수 수요도 나올 수 있어 낙폭은 제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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