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교황청 복수 소식통 인용…"장소는 예루살렘 검토"
지난 2016년 쿠바 아바나에서 처음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키릴 총대주교 |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6월 레바논 방문 때 이스라엘에서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와 대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교황청 소식통에 따르면 오는 6월 12∼13일 레바논을 방문하는 교황은 14일 요르단 암만으로 이동한 뒤 헬기로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찾아 키릴 총대주교와 만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확정된 것은 아니나 매우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교황은 지난주 몰타를 방문한 뒤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올해 중동에서 키릴 총대주교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두 종교 지도자의 만남은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로마가톨릭과 러시아 정교회 간 불편한 관계가 형성된 가운데 추진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도 언급되는 키릴 총대주교는 개전 후 줄곧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지지·두둔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16일 영상으로 키릴 총대주교와 대화하는 모습 |
이번 전쟁을 서방의 위협으로부터 러시아를 보위하기 위한 불가피한 무력 수단으로 보는 그는 지난 10일 주일 예배 강론에서도 러시아 정부를 중심으로 단합할 것을 호소하며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반면에 교황은 "용납할 수 없는 무력 침략"이라고 규정하며 러시아 측을 비난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양 측은 지난달 16일 영상으로 만나 가능한 한 빨리 평화에 도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으나 이번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여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2016년 쿠바에서 키릴 총대주교와 얼굴을 마주한 바 있다. 이는 기독교가 로마 가톨릭교회와 동방 정교회로 갈라진 1054년 '대분열' 이후 두 종교 수장 간 첫 만남으로 기록됐다.
러시아 정교회의 신자 수는 약 1억 명으로 동방 교회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종교 간 화합을 모색하고자 이슬람교·불교·유대교·정교회 등의 주요 지도자와 매우 긴밀하게 소통해왔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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