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4 (금)

“월급 300인데 목숨 걸라고?” 인천 흉기난동 비판에 발끈한 경찰

댓글 8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지난해 11월 발생한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부실 대응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뒤늦게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경찰청 소속 직원들이 조롱 댓글을 남겨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데일리

‘인천 흉기난동’ 사건 당시 피해자 가족이 범행 현장이 뛰어올라갔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가담하지 않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사진=피해자 측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0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천 여경 CCTV 공개 후 블라인드 여론 수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을 두고 현직 경찰청 소속 직원이 남긴 조롱성 댓글을 공유한 것이다. 블라인드는 자신의 회사 이메일로 본인인증을 거쳐야만 가입이 가능하다. 또 글을 쓰면 소속된 직장이 함께 표시된다.

글에 따르면 한 현직 경찰은 “이 나라와 국민이 경찰을 이렇게 만들었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라고 적었다. 이에 또 다른 현직 경찰도 “동료가 맞는 말 했다. 경찰 5년 일했는데도 한 달 300만 원이 겨우 실수령인데, 이걸로 밤새고 목숨 걸고 일하라고?”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를 본 다른 회원이 “누가 경찰 하라고 등 떠밀었나. 세금 받으면서 밥값은 하자”라고 지적하자 앞서 댓글을 작성했던 경찰은 “그러니까 밥값만 한다. 사명감 없이 받은 만큼만 한다”라고 받아쳤다.

이어 “세금 좀 낸다고 고용주라도 되는 것처럼 끝까지 갑질하려고 한다. 경찰 무시하다 잘못 걸려봐야 정신 차리려나 싶다”라면서 “그렇게 비하하고 멸시해봐. 중요한 순간에 보호 못 받는 건 너네다”라고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또 다른 현직 경찰은 “시민의식 높아서 층간 분쟁에 살인미수 터졌네. 역시 시민 의식 굳”이라며 조롱하는 듯한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급여에 비해 대우가 나쁘다 생각하면 관두면 된다. 말리는 사람 없다”, “그런 생각이면 견찰 소리에 발끈하지나 마라”, “누가 (경찰을) 강제로 시켰나”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데일리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지난 5일 공개된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 당시 CCTV 영상에는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5시께 한 다세대주택에 층간소음 관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과 피해자 남편인 유모씨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경찰관들은 테이저건과 삼단봉 등을 무장하고도 범행 현장을 이탈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솟구치는 피를 본 뒤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던 여성 경찰관은 현장 진입 대기 중 태연히 범행 장면을 흉내 내기도 했다.

경찰관들이 피해자 구제를 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하는 등 부실 대응을 하면서 결국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직접 제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피해자 부부와 자녀는 흉기에 찔려 다쳤고, 부부 중 아내는 목을 찔려 의식을 잃고 뇌경색 수술을 받았다.

이에 피해자 가족과 대리인 측은 출동 경찰관들의 부실 대응에 관한 신속·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피해자 남편 유씨는 “사건을 축소시키려는 경찰조직의 무성의한 태도에 저희 같은 피해자들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참담함을 느낀다”며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부디 경찰이 새롭게 탄생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