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50' 1박2일 대구·경북 방문…당선 후 첫 순회 지역으로 '텃밭' 선택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에 주목…'국정농단 수사' 구원 해소 계기 주목
어퍼컷 세리머니 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대구·경북(TK)을 찾으며 당선 후 첫 지역 순회 일정에 돌입했다.
윤 당선인 측은 이번 방문의 목적을 '대국민 업무보고'로 규정하고 정치적 의미에 대해서 선을 긋고 있지만, 집권 초기 국정 동력을 좌우할 첫 시험대로 꼽히는 6·1 지방선거를 51일 앞둔 시점에서 '보수의 아성'인 TK 방문을 선택한 배경이 주목된다.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서는 이례적인 지역 방문에서 그는 개인적인 지연(地緣)을 적극적으로 강조하며 시민들과도 스스럼없는 스킨십에 나섰다.
첫 일정으로 안동을 찾은 윤 당선인은 지역 유림을 면담한 자리에서 자신이 충남 논산 노성면의 '파평 윤씨'로, 과거 노성과 안동 간 활발한 교류를 거론하며 "제게도 이 안동과 경북이, 마치 거기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제 고향과 같은 생각을 주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며 연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저를 안동의 아들, 경북의 아들로 생각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방문한 상주 풍물시장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제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도 늘 선거 운동할 때와 같은 마음으로, 여러분의 그 마음을 잃지 않고 얻기 위해 노력하는 그 선거운동을 하는 그 마음으로 끝까지 직을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말씀은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서 언급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법에 접촉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상주·문경 시민 여러분께 약속드린 말씀은 제가 하나도 잊지 않고 잘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어퍼컷 한 번 할까요"라면서 대선 때 선보인 '어퍼컷' 세리머니를 두 번 재연하고 두 팔을 번쩍 들었다.
윤 당선인은 구미에서 포항으로 이동하는 길에 들른 영천 휴게소에서 시민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파평윤씨 종친회장과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TK 방문 이틀째인 12일에는 대구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는 일정이 예정돼 있어 관심을 끈다.
윤 당선인은 검사 시절이던 2016년 탄핵 정국을 맞아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고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됐다.
그는 이른바 '적폐 청산' 수사와 공소 유지를 진두지휘하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중형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판에서는 두 사람 간에 얽히고설킨 구원(舊怨)도 관심을 끌었다.
이에 윤 당선인의 이번 박 전 대통령 예방이 그간의 앙금을 해소하고 보수 지지 기반을 더욱 넓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그간 윤 당선인 측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각별히 신경을 기울여왔다.
윤 당선인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대구 달성 사저에 입주한 지난달 24일 축하난과 함께 방문 의사를 전달했다.
윤 당선인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퇴원하시고 사저에 오시길 기다리며 대구 경북 방문을 연기해 왔다"는 언급까지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내달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직접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통합에 큰 도움을 주시고 화합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는 취지로 (윤 당선인이) 정중히 요청하지 않을까, 제 개인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러면 그 결과에 따라서 취임준비위에서는 정중한 예의로 초청 의사를 진행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마침 박 전 대통령은 최근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 출마한 측근 유영하 변호사에 대해 공개 지지를 하는 등 이른바 '사저 정치'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시점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요한 변수로 떠오른 '박심'(朴心·박 전 대통령의 의중)에 이어 '윤심(尹心)'의 향배마저 주목되는 대목이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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