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강용석 변호사.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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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지사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각 당의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후보들이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무소속 강용석 변호사와의 폭로전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두 사람의 갈등은 2020년 4·15 총선 직후로 거슬로 올라간다. 강 변호사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대패하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부정선거 의혹을 일축하며 반대 입장에 섰다. 그러다 지난해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당선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와 갈등하자 강 변호사가 출연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이 대표에게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특히, 지난해 연말에는 이 대표가 과거 특정 기업인에게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런 두 사람의 폭로전이 본격화한 건 강 변호사의 국민의힘 입당 신청이 지난 7일 최고위원회에서 부결되면서부터다. 국민의힘 경기지사 공천 신청을 위해 입당 원서를 냈던 강 변호사는 입당이 무산되자 “이준석 대표가 입당을 빌미로 뒷거래를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강 변호사는 ‘가세연 채널에 올라와 있는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 관련 동영상의 삭제를 이 대표가 입당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오히려 (영상 삭제) 조건을 제시한 건 강 변호사”라며 두 사람의 전화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즉각 반박했다. 결국 누가 먼저 조건을 내걸었느냐를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게 된 것이다.
지방선거를 관리해야 할 당 대표가 저질 폭로전의 주인공이 되자 국민의힘 안팎에선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진실 공방이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경기지사 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대선 때 경기도에선 윤 당선인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에게 패했던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선 경기도를 ‘험지’로 보고 있다. 운동장 자체가 유리하지 않은 곳에서 당 대표가 낀 폭로전이 벌어지는 게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입당이 무산된 강 변호사는 무소속 출마까지 벼르고 있다. 당초 “무소속으로는 출마하지 않겠다”던 강 변호사는 1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후원금이 20억원이나 걷혔다. 최종 출마해 경기도민의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했다.
경기 지역 민심은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대부분인 상황이다. 경인일보가 여론조사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이틀간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 인물을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23.5%였다. 지지율 1위인 김은혜(17.6%) 의원의 지지율을 앞서는 수치였다. ‘잘 모르겠다’와 무응답이 9.6%였던 것까지 고려하면 경기도민 10명 중 3명은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셈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도 동요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의원 단체 채팅방에선 이 대표를 둘러싼 성상납 의혹 대응 문제를 놓고 대화가 오가기도 했다. 국민의힘 여성 초선 의원은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지역구 민원이 많다는 대화가 (의원 채팅방에서) 오간 건 사실”이라며 “당 차원의 진상 조사 등 지도부 대응을 통해 향후 이어질 악재를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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