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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장, ‘부차 학살’ 매장지 방문… 우크라, 시신 발굴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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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키이우 외곽 수복 이후 첫 외국 정상 방문
한국일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8일 우크라이나 수도 인근 도시 부차를 방문해 러시아군에 의해 살해된 주민들이 묻혀 있는 집단 매장지를 돌아봤다. 부차=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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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점령 기간 민간인 학살 의혹이 제기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 부차를 찾았다. 우크라이나가 수복한 뒤 외국 정상이 이곳을 찾은 건 처음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함께 부차에 있는 희생자 집단 매장지를 방문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이곳에서 시신 발굴 조사를 하며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의 안내를 받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보렐 고위대표는 참혹한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한 교회 공터에 있는 이 무덤은 길이가 14m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부차에서만 최소 360명이 숨지고, 주민들이 수습해 집단 매장한 시신만 260~280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만난다. 그는 “이번 키이우 방문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에 확고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검찰이 이날 부차 집단 매장지에서 발굴한 시신은 20구가량이다. 루슬란 크라우첸코 검사는 “법의학 수사관들이 시신 18구에서 총상 자국과 포탄 파편에 의한 상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여성 시신 2구는 신원도 확인됐는데, 한 명은 시내 중심가 슈퍼마켓에서 근무했던 주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우첸코 검사는 “이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러시아군에 의해 살해됐다는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있는 목격자들이 있다”며 “이들은 단지 길을 걷거나 대피하고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아울러 “수사관들은 땅 속에 집단 매장된 사람들에게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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