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 경쟁하는 옛 역사 지속…전쟁 앞에 유엔은 무력"
(바티칸 로이터=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6일(현지시간) 바티칸 바오로6세홀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전달됐다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2.4.6. photo@yna.co.kr |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드러난 민간인 학살 정황과 관련해 "끔찍한 잔학행위"라고 강도 높게 규탄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바오로6세홀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최근의 소식은 안도와 희망을 주기는커녕 부차 학살과 같은 새로운 잔학행위를 증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이 일을 "여성과 어린이 같은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을 대상으로 저질러진 도를 넘은 끔찍한 잔학행위"라고 규정하고 "이들은 전쟁이 끝나기를, 죽음과 파괴의 씨를 뿌리지 말아 달라고 간청하는 희생자일 뿐"이라고 개탄했다.
교황은 시커멓게 색이 변한 우크라이나 국기를 펴 신자들에게 보여주며 "순교의 도시 부차에서 온 것"이라고 말한 뒤 다시 접어 입을 맞추기도 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참혹한 전쟁 앞에 그 어떤 것도 하지 못하는 국제기구의 무력함을 비판했다.
교황은 "우리는 종종 지정학에 관해 얘기하는데 불행히도 오늘날의 지배적인 논리는 경제·이념·군사적 영향을 확장하며 자국 이익만을 주장하는 강대국들의 전략"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로운 평화의 새 역사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강대국들이 서로 경쟁하는 옛 역사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리는 유엔의 무력함을 목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최근 러시아군으로부터 수복한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소도시 부차에서 민간인 시신 410구를 수습했다며 러시아군이 민간인 집단학살을 자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러시아 정부는 자국군이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주장을 토대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은 이와 별개로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상당수를 추방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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