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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쏘렌토 10대 중 7대가 하이브리드...친환경車 전환 앞당기는 고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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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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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2022 쏘렌토'/사진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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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올해 1분기 친환경차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전기차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함께 뛰었다. 환경 규제 강화와 함께 고공행진하는 유가가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의 퇴장을 앞당기고 있는 셈이다.

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의 쏘렌토는 올해 1분기 1만5277대가 판매됐다. 쏘렌토는 중형 SUV로 경유, 휘발유, 하이브리드 모델을 다 가진 차종이다. 이중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비중이 73.5%(1만1236대)를 차지했다. 쏘렌토 전체 판매량은 반도체난 등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6.5% 줄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늘었다.


치솟는 유가에 친환경차 찾는 소비자들...전기차·하이브리드 비중 큰폭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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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판매되는 다른 차종도 휘발유, 경유보다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작년 대비 더 높은 상황이다. 기아 K8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비중은 전년 동기 28.6%에서 올해 54%까지 올랐다. 봉고는 15.7%에서 27.3%로, K5는 16.9%에서 26.7%까지 증가했다. 현대차 역시 싼타페, 그랜저, 포터, 아반떼, 쏘나타 등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지난해 동기 대비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나 휘발유 모델이 아예 없는 친환경차의 판매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아이오닉5, G80 전동화 모델 등 전기차를 1만3508대 팔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0.2% 증가한 수치다. 하이브리드 모델만 있는 기아 니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판매가 87.1% 늘었다.

미국 시장에서도 친환경차의 성과는 확연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1분기에 수소전기차 166대를 비롯, 전기차 1만5724대, 하이브리드차 2만8449대 등 모두 4만4339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213.6% 늘어난 숫자다.

반도체 수급난에도 친환경차가 인기를 끄는 요인은 환경 규제로 인한 친환경 차량 수요와 함께 유가가 꼽힌다. 지난해 12월 배럴당 60달러 수준이었던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등 악재로 인해 올해 3월 초 123달러까지 치솟았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국내 전국 평균 휘발유 리터당 가격도 1678원에서 2002원까지 올랐고, 경유 역시 리터당 1500원대에서 1900원 후반대까지 상승했다. 연료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며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유지비가 저렴한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특히 중대형차인 쏘렌토, 싼타페, K8 등에서 이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친환경 차량 선호 추세가 고유가로 가속하되고 있다는 의미다.


하이브리드 인기 당분간 지속될 듯..."전기차로 넘어가는 가교"

몇년 전까지만 해도 하이브리드 모델은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경유나 휘발유 모델보다 가격이 더 비쌌을 뿐만 아니라 공간, 주행감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모델 차량이 꾸준히 개선돼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고 갑자기 뛴 유가가 가격 문제를 해결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소비를 해야 한다는 소비자의 인식과 고유가라는 현 상황이 맞물려 1분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큰폭으로 늘었다"며 "하이브리드차의 완성도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유지비를 고려하면 하이브리드의 매력이 크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다른 대안인 전기차를 두고 하이브리드를 택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충전이다. 전력거래소가 발표한 전기차 및 충전기 보급 이용 현황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충전기 대수는 지난해 9월 기준 7만6715대다. 빠른 충전이 가능한 급속충전기는 1만3202대에 불과해, 주요 도시의 급속충전기 한 대당 전기차 대수는 서울이 23.9대, 부산이 29.4대, 대전이 23.2대, 인천이 24.3대 수준이다. 충전 시간은 차종마다 다 다르지만 급속충전을 기준으로 해도 완충까지는 1시간이 넘게 걸린다. 정부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2025년 또는 2026년부터 친환경 혜택을 주는 저공해차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동화로 완전히 넘어가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더 필요한 만큼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기차와 달리 충전의 불편함 없이 친환경차를 사용할 수 있다"며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가 전기차만큼 늘어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 속도가 가파르기는 하지만 시장이 완전히 바뀔 때까지는 인프라를 더 갖춰야 한다"며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대안으로서 인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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