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7.54달러(7%) 하락한 배럴당 100.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3월 1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향후 6개월간 하루 1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6개월간 최대 1억8천만 배럴의 비축유가 방출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비축유 방출의 즉각적인 영향은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10센트~35센트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 전문가들은 비축유 방출이 유가 안정에 일시적 효과를 주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발란데라 에너지 파트너스의 매니시 라지 최고재무책임자는 마켓워치에 "비축유 방출은 구멍 뚫린 선박에 접착테이프를 붙이는 것과 같다"라며 "(유가 하락세가) 잠깐은 유지되겠지만, 지속되진 못한다"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데미안 쿠르발린 애널리스트는 비축유 방출이 올해 원유시장의 균형을 돕고, 수요 파괴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가 비축유로는 원유시장에 "수년간 누적된 구조적인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미즈호의 로버트 요글러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원유가 거의 하루 200만 배럴가량 시장에서 사라졌다며 하루 100만 배럴의 비축유 방출로는 "(유가) 하락세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글러 애널리스트는 백악관이 기대하는 대로 미국 원유업체들이 빠르게 생산을 늘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많은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이 생산을 늘릴 계획이 없다고 언급해왔으며, 고유가로 인해 생긴 이익으로 자사주 매입을 늘리고, 배당을 확대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산유국들이 증산 규모를 이전과 비슷한 규모로 유지한 점은 유가의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이날 정례 회의 후 낸 성명에서 오는 5월에 원유를 하루 43만2천 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등 서방의 추가 증산 요구에도 OPEC+가 완만한 증산 속도를 유지한 것이다.
지난해 7월 OPEC+는 2020년 합의했던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지난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뜻을 모았으며, 이날 증산 규모는 이전보다 3만 배럴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OPEC+의 다음 정례 회의는 5월 5일로 예정됐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독일과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에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등은 유로화 또는 달러화로 결제를 계속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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