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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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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어찌할꼬’···후보난에 빠진 민주당, 이낙연·송영길 차출론 나오지만 “반성·쇄신 없이 안돼”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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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경남 양산 통도사에 머무르고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맨 오른쪽)가 지난 26일 이동학 전 최고위원(왼쪽부터)과 박영훈 전국대학생위원장, 전용기 의원을 만나 차를 마시고 있다. /박영훈 위원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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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오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례없는 서울시장 후보 기근에 빠졌다. 지난 대선 패배 충격의 최대 진원지인 서울의 민심을 보듬어야 하지만 당내 인사들이 선뜻 나서지 않으면서다. 최근에는 ‘이낙연·송영길·정세균’ 등 당 중진 인사들의 차출론까지 나오면서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당 안팎에선 “반성과 쇄신 없이 인물 고민만 해서는 또다시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방선거를 60여 일 앞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구인에 빨간불이 켜졌다. 출마 예상자였던 우상호 의원은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으로서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출마 뜻을 접었고,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 후보였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불출마하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박주민 의원이 출마를 검토했지만 명확한 출마 뜻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른 광역단체장 선거와 달리 서울만 민주당 후보군이 ‘무주공산’인 셈이다.

민주당으로선 서울은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 지난 3·9 대선 서울 개표 결과 4.83%포인트차 석패로 끝났지만 서울 25개 구 가운데 14개 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승리를 내줬다. 이는 4개 구를 빼고 싹쓸이했던 2년 전 21대 총선 결과와 비교하면 달라진 결과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이번 대선까지 2연패를 기록하면서 민주당의 지방선거에 대한 두려움은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정치권은 ‘부동산 민심 악화’를 선거결과의 주 원인으로 분석했다.

이렇다보니 당내에서는 거물급 중진 인사들의 이름을 소환하기 시작했다. 송영길 전 대표를 비롯해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이 대표적이다. 인지도가 있는 후보를 전면에 내세워 전국 선거에 영향을 주는 서울시장 선거에 내보내자는 차출론이다.

후보군에 거론되는 인사들도 사석에서 “당의 고민을 알고 있다”며 아예 선을 긋지는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송 전 대표의 경우 지난 26일 전용기 의원과 이동학 전 최고위원, 박영훈 전국대학생위원장 등으로부터 출마 등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뒤 “당이 판단할 일”이라고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이들의 차출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27일 기자와 통화에서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선배 그룹에서 다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다면 오히려 서울 시민의 뜻을 헤어리지 못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부 당내 인사들 사이에서는 “차출론을 활용해 향후 당내 권력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당 밖의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에게 시선을 돌리는 쪽도 있다. 여권의 ‘새 얼굴’로서 참신하고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만큼 행정가적 리더십이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김 대표 개인은 당선 가능성 등을 저울질하면서 경기지사 출마 카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물결 관계자는 “이번주에는 (출마와 관련한) 공개 일정이 생길 것”이라고 예고했다.

당 안팎에서는 무엇보다 인물난의 근본 원인을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스스로 ‘왜 인물난에 빠지게 됐는지’ ‘선거에서 왜 선택받지 못했는지’ 등을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는 비판이다. 서울 지역구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왜 패배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치열한 논쟁이 제대로 이뤄지기도 전에 차출론을 얘기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는 민심을 다시 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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