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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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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유가 120달러대 폭등, 3대지수 일제히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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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장중 122달러 이상 또 폭등

인플레 우려에 뉴욕증시 3대지수 반락

연준 '긴축 연착륙' 가능할까…의구심↑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하루 만에 다시 반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악재 속에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20달러 안팎 치솟으면서 투심이 가라앉았다. 유가 폭등세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연착륙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는 긴장하고 있다.

이데일리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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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다시 120달러 안팎 폭등

2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9% 하락한 3만4358.50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3% 내린 4456.24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2% 떨어진 1만3922.60에 장을 마쳤다. 3대 지수 모두 하루 만에 다시 하락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68% 내렸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2.83% 오른 23.59를 기록했다. 여전히 20 초중반 레벨로 투자 심리를 꺾을 정도는 아니다. 다만 30선 안팎에서 하루 변동 폭이 크다는 점은 투심이 불안함을 방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뉴욕 증시가 이날 장 초반부터 약세 압력을 받은 건 유가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과 비교해 5.2% 오른 배럴당 114.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15.40달러까지 올랐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배럴당 122.34달러까지 폭등했다. 6%에 가까운 오름 폭이다.

이는 공급 부족 우려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는 흑해에 있는 노보로시스크항이 태풍으로 망가져 원유 수출이 두 달간 급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을 인용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러시아 측은 하루 선적량의 3분의2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약 100만배럴 규모다.

흑해를 통해 수출하는 원유는 카스피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이 추출하는 것이다. CPC는 카자흐스탄 서부 텡기스 평원의 유전에서 원유를 추출한 뒤 1500㎞ 파이프라인을 통해 흑해 연안의 러시아 항구도시 노보로시스크로 보낸다. 이후 원유를 배에 옮겨 각국으로 수출한다. 이 항구가 파손돼 수출에 차질을 빚는다는 게 러시아 측 설명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서방 제재에 대항한 러시아의 보복이 자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CPC 최대주주는 지분 24%를 보유한 러시아 정부다. 셰브론과 엑손모빌은 각각 15%, 7% 갖고 있다. 러시아가 미국에 보복하기 좋은 구조다. FT는 “미국은 노보로시스크항의 상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금수 조치를 내렸지만, 카자흐스탄산으로 분류한 CPC 원유는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럽 순방, 특히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 방문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백악관은 이번 유럽 순방 때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천명한 상태다.

SPI애셋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이네스 매니저는 “이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원유 시장에 있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의 급등락은 금융시장 전반을 흔들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오전 장중 2.417%까지 오르며 2.4%대 벽을 돌파했다.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선임분석가는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여전히 민감한 상황”이라며 “유가에 대한 압박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갑자기 유가가 오르면서 주가에 계속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긴축 연착륙’ 의구심 커져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내렸다. 영국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0.22% 하락한 7460.63에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1.31%,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17% 각각 떨어졌다.

월가는 특히 예측이 힘든 우크라이나 사태가 연준의 통화정책 연착륙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아직 소수의견이기는 하지만, 연준이 한 회의에서 50bp(1bp=0.01%포인트)를 넘어 75bp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하는 월가 인사들까지 있다. 긴축 자체로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는 속도다. 그런데 이 와중에 배럴당 100달러 이상 초고유가가 지속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경우 연준의 조치가 먹히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 푸틴 대통령의 공격적인 행보는 이같은 우려에 힘을 싣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를 통해 유럽 등 비우호 국가에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팔 때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만 결제를 받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유로화를 통해 주로 결제했는데, 루블화만 받겠다는 것이다. 이에 독일 정부는 곧바로 “계약 위반”이라고 하는 등 유럽 각국이 강하게 항의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서방 진영과 러시아간 화해 모드는 찾아볼 수 없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시장분석가는 “지정학적 위험의 불확실성으로 에너지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연준이 침체를 부를 정도로 긴축을 강하게 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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