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기숙학교 비극 관련 사과 표명할듯
캐나다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옛 원주민 기숙학교 전경 |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달 말 바티칸에서 캐나다 원주민들을 만난다. 작년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다량의 유골이 발견되며 논란이 된 이래 첫 대면이다.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이달 28∼31일(현지시간) 퍼스트네이션스·매티스·이누이트 등 3대 캐나다 원주민 대표단을 개별적으로 접견한다.
이어 내달 1일에는 캐나다 주교단과 3대 원주민 대표단 전체 알현 일정이 잡혔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가톨릭교회 운영 기숙학교에서 발생한 비극을 언급하고 공식 사과의 뜻을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에서는 작년 5월부터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 3곳에서 1천200구 이상의 원주민 아동 유해가 발견돼 충격을 줬다.
이들 기숙학교는 19세기 초중반 캐나다 정부가 원주민들을 백인 사회에 동화시키고자 설립했다. 대부분 가톨릭교회가 위탁 운영했는데 길게는 1996년까지 존속했다.
정부 측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 산재한 139개교에 총 15만여 명의 원주민 아동이 강제 수용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각종 학대와 성폭행, 영양 결핍 등에 시달렸다고 한다. 현지에서는 이를 '문화적 집단학살'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캐나다 주교단은 유해 발굴을 계기로 가톨릭교회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작년 9월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엄청난 학대가 저질러졌음을 인정하고 공식 사죄했다. 교황도 이후 고통스럽다는 심경을 밝혔다.
교계 안팎에서는 교황과 캐나다 원주민 간 이번 만남이 궁극적인 화해를 모색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교황은 작년 말 캐나다 주교회의의 초청을 수락해 머지않은 시점에 캐나다를 방문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남미 대륙에서 배출된 사상 첫 로마가톨릭교회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메리카 식민 시대 가톨릭교회가 복음 전파라는 미명 아래 저지른 잘못에 대해 그동안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사과한 바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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