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누가 청와대 돌려달랬나? 용산 공원서 강아지 산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줄도 이해가 안 갔다.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계속 말하는데 돌려 달라고 한 사람이 없다”

“강아지 산책을 거기서 시킨다는 그런 얘기도 하던데 그건 국민 소통이 아니고 그냥 대통령이 강아지 산책시키는 것”

방송인 김어준씨. TBS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어떤 국민이 청와대 돌려 달라고 하던가”라고 따져물었다.

김씨는 21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 당선인이 전날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데 관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단 반응을 보였다.

그는 윤 당선인의 ‘청와대를 시민들께 완벽하게 돌려 드리겠다’, ‘부처 위에 군림하는 기존 모습에서 탈피하겠다’는 등 발언을 소개하며 “어떤 국민이 청와대를 돌려 달라고 했나? 며칠 만에 국방부 방 빼라는 건 부처 위에 군림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줄도 이해가 안 갔다.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계속 말하는데 돌려달라고 한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용산 공원을 조성해서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것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김씨는 “집무실 근처에 공원이 생기면 국민과 소통이 되는 건가. 국방부 건물로 이사 가야 국가적 난제에 대처할 수 있나”며 “국무회의를 공원 벤치에서 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거듭 물었다.

김씨는 “강아지 산책을 거기서 시킨다는 그런 얘기도 하던데 그건 국민 소통이 아니고 그냥 대통령이 강아지 산책시키는 것”이라고 때렸다.

그러면서 “청와대에서는 참모들과 국가적 난제에 대처할 수 없다는데 그럼 우리나라가 망했어야 한다. 국방부 건물에 가야 난제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고 꼬집었다.

김씨는 “며칠 만에 국방부 방 빼라는 게 부처 위에 군림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어떤 나라, 어떤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되자마자 국방부 방을 빼라고 하나. 세계 정치사에 전무후무한 사례로 남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이 당선됐는데 ‘나는 펜타곤에서 일하고 싶다. 방 빼라’ 이런 소식을 외신으로 접해 보시라. 이게 얼마나 황당한가”라면서 “아파트 경비실도 일주일 전에 방 빼라고는 안 한다”고 비꼬았다.

윤 당선인은 전날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집무실을 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고 “청와대는 임기 시작인 5월10일 개방해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국민들께 불편을 드리는 측면, 청와대를 온전히 국민께 개방해 돌려드리는 측면을 고려하면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결정을 신속히 내리고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결정이야말로 제왕적 결정이고, 제왕적 대통령을 꿈꾸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 준 것”이라며 해당 결정은 ‘졸속’이며 즉각 집무실 이전 계획을 취소하라고 압박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