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 총회장 입구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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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주식시장 투자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동학개미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동학개미는 순매수를 넘어서 주주로서의 활동 범위까지 확대하면서 적극적인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주식을 사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증시의 고질적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며 집단적 움직임까지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개미들 주식 더 사들여
19일 한국예탁결제원이 발표한 ‘2021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식 소유자 현황’에 따르면 중복 소유자를 제외한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식 소유자는 1384만명에 이른다. 이는 910만명이었던 전년 대비 50.6% 급증한 수치다. 지난 2017년(506만명)과 비교하면 불과 4년 사이에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개인들이 소유한 총 주식 수는 약 1072억 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보유 주식 수는 7747주로 전년(1만779주) 대비 28.1% 줄었다.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1인당 평균 5.96종목을 소유했는데 2020년(5.24종목) 대비 13.7% 더 많아졌다.
소유자 규모로 보면 개인이 1374만명(99.2%)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이어 법인(3만8902개사, 0.3%)과 외국인(3만695명, 0.2%) 순으로 집계됐다.상장사별 주식 소유자 수는 코스피에서 삼성전자가 561만4490명을 기록하며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 2020년 295만8682명 대비 89.8% 급증했다. 카카오(191만8321명)와 현대자동차(117만8677명)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최근 개미들의 순매수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부터 3월 17일까지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조697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4조8130억원과 5조1990억원어치 팔아치운 상황에서의 순매수다. 코스닥도 상황은 같다. 같은 기간 개인은 3조6270억원 규모 순매수에 나선 반면, 기관과 외인은 각각 7040억원, 2조768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진행했다.
이처럼 동학개미들이 올해 들어 주가가 하락하면서 코스피 대형주를 ‘줍줍’하면서 집중 매수하면서 주총에서도 목소키를 키우고 있다.
■주총에서 소리내는 동학개미
지난 16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6만원대까지 떨어진 주가와 관련 소액 주주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약 500만명이 넘는 개인 주주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사내이사 선임 투표를 앞두고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한 주주는 "삼성전자 주가가 9만 6800원까지 오른 뒤 현재 약 30% 가까이 떨어졌다"며 "자사주 소각·매입 등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노태문 MX사업부장 등 사장급 인사들이 어제 진행한 총 17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에 관해서는 '수박 겉 핥기식'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에 한종희 부회장은 "회사가 주주가치 제고에 더 크게 기여할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배당금이 줄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날 한 부회장은 "주주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9조 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열린 네이버 주주총회도 새 사령탑이 취임으로 떠들썩했다. 네이버는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 책임리더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오는 29일 열릴 카카오의 주총도 남궁훈 내정자를 새 대표로 선임한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새 사령탑은 ‘주가 부양’이란 무거운 과제도 안고 있다. 카카오의 소액주주 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202만명이다. 대장주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다. 네이버 역시 80만명에 육박하는 소액주주 명단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정부가 플랫폼 규제에 대해 본격화 하는 모습을 보이자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연일 급락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장외 시장에서 매도하면서 ‘먹튀’ 논란까지 겪었다. 지난해 9월 6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45만4000원)를 기록했던 네이버의 주가는 30만원 후반대로 내려앉았고, 카카오는 종가 기준으로 16만9500원(6월 23일)까지 올랐지만 11만원대로 추락했다. 이에 양사 CEO 모두 올해 주가 부양이라는 큰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집단행보 나선 동학개미
한편 동학개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집단 행보까지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식 양도소득세(양도세) 폐지' 공약이 형평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행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빗발치자 실행 촉구에 나섰다.
공매도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2월14일 시작된 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한 국민청원에는 현재 2350여명의 동의가 이뤄졌다. 경제 전문가와 인플루언서들이 뭉쳐 2월부터 시작한 세이브코스피 운동 참여도 활발하다.
또 개인투자자들과 증권가는 주식양도세가 폐지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돼 상승장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개인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의 정의정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은 5000만원 미만을 벌기 때문에 양도세를 부과해도 문제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건 큰 손으로, 이들이 주식시장을 빠져나가면 주식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지만 양도세를 폐지하면 거래가 자유로워지고 자본시장이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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