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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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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문재인 기반 '낙동강 벨트'…지방선거 앞두고 국힘 "이번엔 탈환" [방방콕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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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대선이 끝나고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선거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성향이 강한 경남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강세지역인 김해 양산 거제의 정치지형이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다. 대선에서 승리한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가 이들 지역에서 지지율이 크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김해, 양산, 거제는 '낙동강벨트'의 주축으로 김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이자 잠든 곳, 거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 양산은 문 대통령이 퇴임 후 지내는 곳으로 민주당의 정치적 성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이들 지역은 다른 경남의 시군과 마찬가지로 과거 보수정당 공천만 받으면 승리하던 지역이었지만 지난 2008년 이후 고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시대를 지나면서 사실상 민주당 텃밭이 됐다. 무엇보다 김해는 지난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 김맹곤 후보가 김해시장에 당선된 이후 2014년 6월 지방선거, 2016년 재·보궐선거, 2018년 6월 지방선거까지 4년 속 민주당이 시장직을 차지했다. 거제·양산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모두 민주당이 시장 깃발을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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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야당동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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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들 세지역에서 다른 지역보다 선전하기는 했지만 국민의 힘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 이에 민주당은 적잖은 충격을 받은 반면 국민의힘은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20대 대선 개표 결과, 김해시에서 윤석열 당선인은 49.33%를 얻어 이재명 후보(46.23%)에 앞섰다.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곳에서 46.72%를 얻어 경남도지사 출신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26.17%)를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2018년 지방선거 때 김경수 전 지사(65.02%)가 김태호 전 지사(31.38%)를 두배 넘게 표를 얻었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민주당 민홍철·김정호 의원이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 홍태용·장기표 후보를 여유 있게 눌렀던 곳이다.

양산·거제도 비슷하다. 양산에서 윤 당선인은 이 후보에 10.0%포인트 이상 앞서면서 그동안 박빙이던 민주당에 큰 타격을 줬다.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양산에서 41.94%의 득표를 올리며 홍준표 후보(29.57%)를 큰 표차로 이겼다. 이듬해 경남지사 선거 때도 역시 김경수 전 지사(57.03%)가 김태호 전 지사(38.49%)를 여유롭게 승리했다. 다만 2년 전 총선에서는 갑 선거구에서 당시 미래통합당 윤영석 의원이 민주당 이재영 후보를 15%포인트에 가까운 차이로 압승했지만 을 선거구에서는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미래통합당 나동연 전 양산시장(양산을 당협위원장)에 1.7%포인트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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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달 27일 경남 양산시 이마트 양산점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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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는 윤 당선인이 48.84%로 이재명 후보(44.69%)를 15%p 차로 따돌렸다.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45.71%로 홍준표 후보를 25.95%로 거의 두배 가깝게 승리했다. 이듬해 경남지사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로 김경수 전 지사가 김태호 전 지사를 25%차로 압승했다. 그러나 2년전 총선에서는 양산과 마찬가지로 당시 미래통합당 서일준 의원이 민주당 문상모 후보를 12%p차로 이겼다.

이들 지역의 정치적 상징성을 생각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정치적 텃밭을 사수해야 입장이고 국민의 힘에선 대선 지지율 여세를 몰아 다시 단체장직을 가져오겠다고 벼르는 모양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5월 퇴임 이후 양산 사저로 내려오면서 표심에 큰 영향을 끼칠지가 변수다. 민주당에서는 문 대통령이 양산에 살고 있다는 상징성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해로 귀향한 후 일으킨 것과 같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를 걸고 있다. 김해-양산을 중심으로 한 문재인·노무현 고리가 거제와 창원, 부산 등 민주당 결집으로 '낙동강 벨트' 사수에 긍정적인 효과가 날 것이란 얘기다.

반면 국민의 힘은 현 정권심판 성격이 강한 대선에서 승리하고 이들 지역의 표심이 과거와 달리 지지율이 크게 상승한만큼 여세를 몰아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과거 대통령 선거 직후 이뤄진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강하고, 시장 군수도 바꿔보자는 여론이 높았던 만큼 기존과는 다른 선택이 나올 것이란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김해 양산 거제는 진보성향과 보수성향이 과거부터 엎치락뒤치락하던 곳이다. 지금은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 성격이 강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힘 지지율이 높은만큼 양당의 인물론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남 지역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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