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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대통령 집무실·비서동 떨어져 있어 비효율? 文, 1~2분 내 모든 참모 만나”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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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靑 안 쓸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되나”

세계일보

청와대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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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유로 현재 청와대 비서동과 집무실 이동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 것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이 17일 적극 반박에 나섰다.

청와대는 ‘불통 구조’라는 야당 일각의 비판에 대해 국정 운영 5년 경험을 바탕으로 반박함과 동시에, 당선인 측과 집무실 이전 문제를 놓고 묘한 긴장 관계를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전하는 이유가 현재 청와대가 집무실과 비서실이 떨어져 있어서 비효율적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며 “대통령은 본관에서 근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때는 거기(본관)에서 하셨던 것 같은데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비서실과 집무실 거리를 없애기 위해서 본관 근무를 마다하고 비서동으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찾으시면 1분 안에 대통령을 뵐 수 있는데, 집무실과 비서동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이전한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지만 현재와 전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박 수석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 불통 500m’라는 제목의 언론의 칼럼을 직접 언급하며 “존재하지도 않는 ‘물리적 거리’를 상상으로 만든 후, 문재인 정부를 ‘불통 정부’로 규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을 사용한 적이 없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본관과 비서동의 물리적 거리를 없애기 위해 대통령이 스스로 비서동으로 내려와 여민1관 3층 집무실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지금 청와대 구조에 대한 오해의 말씀이나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시절 본관에 위치한 집무실을 사용할 때를 착각한 결과”라며 “청와대의 모든 참모들은 문 대통령을 1~2분 내에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박 수석은 “대통령과 집무실에서 도시락 오찬도 자주하고, 때로는 대통령이 구내식당에 예고없이 들러서 참모들과 똑같이 줄을 서서 자율배식으로 식사를 하기도 한다”며 “식사 후에는 경내를 산책하기도 하고 역시 산책 중인 직원들과 사진을 찍기도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청와대는 일반관람으로 국민께 개방되어 있다”며 “대통령은 행사 때문에 집무실인 여민관에서 본관이나 영빈관으로 이동하는 경우, 녹지원 관람 중인 국민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약속대로 ‘광화문 시대’를 온전히 열지 못한 것은 송구스럽다”면서도 “다만, 청와대 이전의 이유는 ‘국민 속으로 가겠다는 일념’이어야지, 청와대가 ‘불통 구조’라는 오해에 기반해서는 안 된다”며 당선인 측과 일부 비판적인 언론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청와대의 모습은 여기까지이지만, 차기 청와대는 이것보다 훨씬 더 국민 곁으로 들어가 사랑받기를 기원한다”며 “오늘의 제 글이 ‘靑(청와대), 차기 정부 청와대 이전 비판’으로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같은 날 오전 페이스북에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까지 이동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김은혜 대변인의 말을 들었다”며 “그러나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지 5년이 됐다”고 적었다.

탁 비서관은 “그 말을 듣고 제가 직접 조금 전에 시간을 확인했다”며 “그 소요시간은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또 탁 비서관은 페이스북에 올린 다른 글에서 “지극히 개인적으로 저는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에 전혀 의견이 없다”며 “다만 이미 설치되어 운영되고 보강되어 온 수백억원의 각종시설들이 아깝고,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들 그리고 각종 국빈행사의 격조는 어쩌냐”고 했다.

이어 “노태우 대통령때 부터 일해온 정원담당 아저씨, 늘 따뜻한 밥을 해주던 식당 직원들, 책에도 안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구술해주던 시설관리 담당 아무개 선생님도 모두 그리워질 것”이라며 “겨우내 출몰하던 냥냥스(고양이)도”라고 적었다.

탁 비서관은 “일전에 (대통령 휴양지인) ‘저도’를 ‘반환’했을 때 처음에는 국민들이 관심이 많있지만 결국엔 관심이 사라지고 결국 사람들이 별로 찾지않는 공간이 되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 준다고 했었다”며 “근데 여기 안쓸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되나 묻고는 싶다.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테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임기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특유의 조롱과 비아냥으로 일관하는 탁 비서관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폐쇄적이었던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당선인을 일본에, 국민을 왕정 시대의 신민으로 비유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 전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며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옮기겠다’,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오겠다’던 문 대통령에게는 뭐라 말할 텐가”라며 “자신들이 하면 ‘옳은 일’이고 다른 이들이 하면 어떻게든 생채기를 내고 싶은 '내로남불 DNA'를 끝까지 버리지 못한 모습”이라고 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부디 탁 비서관의 인식이 청와대 참모진 모두의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남은 두 달, 부디 자중하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며 정권 이양에 흐트러짐이 없도록 해주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청와대는 과거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정부 당시엔 본관 집무실을 사용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엔 참모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여민관(비서동)으로 집무실을 옮겼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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