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싫어하는 드론까지…1조원대 美 군장비, 우크라 간다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우크라 침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1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 법안에 서명을 하고 있다. (C) AFP=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또 한번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군사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8억 달러(9876억 원) 규모의 첨단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는 것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금은 총 10억 달러(1조 2345억원)가 됐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8억 달러 규모 무기와 장비 추가 지원을 약속하면서 "새로운 패키지는 그 자체로 우크라이나에 전례 없는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보낼 무기 품목을 열거했다. 그는 러시아 항공기와 헬기를 차단하기 위한 800기의 대공 미사일(스팅어) 시스템,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2000기 등 9000기의 공격무기, 기관총·유탄 발사기·소총·권총 등 7000정, 소화기 탄약 및 박격포탄 2000만 발을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원 품목에 드론이 포함된 사실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해 최첨단 무기를 보내겠다는 약속 이행의 차원"이라고도 설명했다. 백악관은 별도의 설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드론(무인 항공기) 100기를 보낸다고 설명했다.

드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무기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2014년 서방과 갈등이 커진 이후 외부 침공에 대비한 여러 국가 안보 체계를 새로 마련해왔다. 2020년 러시아 국방부는 '핵 억지력 분야에서 러시아 연방 국가정책의 기본'이라는 제목의 지침에서 '드론'을 '잠재적으로 러시아의 핵 레드라인(위험선)을 촉발시키는 장비'로 규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결의와 우크라에 지지를 보내려는 마음으로 단결했다. 미국은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이 노력을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길고 어려운 싸움이 될 수 있다. 미국은 푸틴의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공격에 직면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향해 지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면서 "이번 안보 및 인도적 지원 외 앞으로 수일 또는 수주 간 더 많은 지원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아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의회 대상 화상 연설로 군사 지원을 호소했다.

CNN은 이번 군사 패키지에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해달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의 폭격을 막기 위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 접근 자체를 막으려 했지만 미국은 전쟁의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를 거절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화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하는 게 무리한 부탁이라면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전투기와 방공시스템을 지원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마틴 루터 킹의 명연설을 인용하며 "나에게는 꿈이 있다. 우리의 하늘을 지켜야 한다. 당신의 결정과 도움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와 유럽 전체에 가장 어두운 시기에, 더 많은 것을 요청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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