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중립국화·안보보장 언급”
침공 3주 만에 구체적 논의 오가
젤렌스키도 “공정한 협상 해야”
‘나토 포기’ 안전보장 요구할 듯
협상 중에도 마리우폴 등에 포격
동유럽 3국정상 키이우서 회담
“EU는 우크라 지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폴란드 여당 법과정의당(PiS) 대표 겸 부총리와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 야네스 얀샤 슬로베니아 총리,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왼쪽부터)가 15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앞줄 맨 오른쪽)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키이우=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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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이 일부 타협에 가까워졌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주 만에 들려온 반가운 소식이지만, 러시아는 이날도 폭격을 퍼부으며 교전을 계속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 RBC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 중 일부에 대해 합의가 임박했다”고 전했다. 주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와 안보 보장이다.
러시아는 서방의 안보동맹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을 빌미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우크라이나는 전면전 이틀째인 지난달 25일 “중립국안을 포함해 러시아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평화협상이 시작됐지만 3차 협상까지는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마련 외에는 이렇다 할 결과물이 없었다. 4차 평화협상에서는 중립국화 등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가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고, 안보도 마찬가지다. 내가 보기에 합의에 근접한 매우 구체적인 문구들도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협상이 쉽지는 않지만 희망은 있다”고 덧붙였다.
친러 분리주의자가 공화국을 설립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보호,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 주민의 권리 보호도 중요한 이슈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도 평화협상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비디오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정의롭고 공장한 평화 협상을 해야 한다. 진정한 안전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포기하는 대신 구속력있는 안전 보장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대표단 일원인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보좌관은 이날 트위터에 “국가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모델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 다수의 국가가 침공을 적극적으로 저지하겠다는 분명한 법적 의무를 지는 확실한 합의”라는 글을 올렸다.
평화협상 와중에도 러시아는 공격을 이어 갔다. 우크라이나 지방당국은 러시아군이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중환자 전담병원을 장악해 일반 시민과 의료진, 환자들을 몰아넣고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은 마리우폴에서 탈출한 피란민이 머무는 도시 자포리자도 공격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날 아침에는 키이우(키예프) 서부 상공에서 떨어진 포탄이 키이우 중심부 12층 아파트 건물 상층부를 쓸어 버렸다.
한편, 키이우를 찾은 폴란드·슬로베니아·체코 3국 정상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지지 의사를 전했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 야네스 얀샤 슬로베니아 총리는 기차를 타고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외국 정상이 우크라이나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알라 총리는 “유럽은 당신과 함께한다. 우리 방문의 주요 목표는 우크라이나 친구들에게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 동유럽 3국 정상의 키이우 방문은 서방과 동유럽 국가의 생각이 다르다는 불편한 사실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윤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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