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임기 초 한반도 정세 냉각…정세 관리 집중해야"
여·야·정 합의로 '남북기본합의서' 끌어낸 노태우
"남북화해 중시하는 민주당과 협치도 가능해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접견해 대화 나누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했던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1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임기 초부터 급격히 냉각된 한반도 정세를 잘 관리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국제사회의 규탄과 제재에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멈추지 않고 있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여야간 ‘협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정 센터장은 강조했다. 대북정책 노선이 다른 여야가 이를 두고 임기 초부터 갈등을 빚을 경우 문제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이유에서다. 그는 “윤 당선인이 내세운 ‘국민통합정부’를 대북정책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노태우 정부 시기 이홍구 국토통일원(현 통일부) 장관 임명과 김대중 정부의 강인덕 통일부 장관 임명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1988년에 노 전 대통령은 마르크스주의 사상을 연구해 공산주의를 잘 이해하고 있는 합리적인 중도 성향의 이 교수를 국토통일원 장관에 임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에게 당시 정치적 위상이 높았던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과 대북정책을 논의하라고 지시했고, 이를 통해 여·야·정이 합의한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이 나오게 됐다는 게 정 센터장의 설명이다. 이는 곧 1991년 남북이 공동으로 화해 및 불가침, 교류협력에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으로 이어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1998년 보수 성향의 북한 전문가 강인덕 극동문제연구소장을 통일부 장관에 임명했다. 당시 북한은 강 전 장관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비난했지만, 이 같은 인사로 김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보수층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고 정 센터장은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만약 윤 당선인이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합리적 중도 또는 진보 성향 전문가를 추천받아 통일부 장관에 임명할 경우 여소야대 상황에서 남북화해를 중시하는 민주당과의 협치가 어느 정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 센터장은 미중 갈등이 점차 커지고 북한이 당분간 무력시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 및 러시아와 관계 개선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새 정부는 남북 및 한중관계 관리에 실패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며 “중러와 관계를 개선하면서 북한을 협상의 테이블에 나오게 했던 노태우 정부의 북방 및 대북정책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