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월 국제수지 잠정 발표
경상수지 18.1억달러 흑자, 9개월래 최저
유가 올라 에너지류 수입 181.5억달러, 역대 최대
한은 "2월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대"
화물 운임 상승에 운송수지 흑자폭 역대 1위
IIF, 유가 10달러 오르면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폭 0.7%P 축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우리나라 1월 상품수지 흑자폭이 6억달러대로 쪼그라들었다. 수출이 감소했던 2020년 4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년 9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이에 경상수지 흑자폭 역시 18억달러대로 9개월래 가장 적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곡물 수입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만큼 경상수지 흑자폭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출은 20% 증가하는데 수입은 34% 급증
(출처: 한국은행)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18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지만 1년 전보다 흑자폭이 49억7000만달러나 축소됐다. 흑자폭도 작년 4월(1억8000만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경상수지 내 상품수지는 6억7000만달러 흑자로 2020년 4월(4억9000만달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이후 최저 수준이다.
수출은 561억3000만달러로 석유제품, 반도체, 철강제품 등을 중심으로 19.8% 증가하며 호조세를 보였지만 수입이 554억6000만달러로 34.4%나 폭증하면서 상품수지 흑자폭이 축소됐다.
1월 우리나라 원유 도입단가가 배럴당 79.1달러로 1년 전보다 무려 51.6% 상승하는 등 유가, 천연가스 등 원자재 수입가격이 폭등한 영향이다. 1월 에너지류 수입액은 181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서도 무려 121.8% 증가한 것이다. 원유(75억달러)와 천연가스(63억9000만달러)는 각각 86.9%, 147.4% 증가했다.
서비스 수지 적자폭 축소가 경상수지 흑자폭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 1월 서비스 수지는 4억5000만달러 적자로 1년 전보다 적자폭이 4억9000만달러 축소됐다. 서비스 수지 내 운송수지가 23억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흑자를 낸 영향이다.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물류 적체에 화물 운임이 오르고 운송량도 증가, 운송수입이 51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76.5% 오르고 항공화물운임지수인 TAC지수가 상하이 기준으로 94.6% 상승했다.
본원소득수지는 18억8000만달러 흑자로 흑자폭이 6억9000만달러 축소됐다. 배당소득수지 흑자규모가 11억4000만달러로 5억5000만달러 흑자폭이 줄어든 영향이다.
수입 원재료 가격 폭등 압박 심해질 듯
경상수지 흑자 흐름을 좌우할 상품수지는 당분간 흑자폭이 쪼그라들거나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 등 에너지 뿐 아니라 곡물 등까지 각종 수입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한 때 배럴당 139달러까지도 오른 바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유가 상승 등은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주요 25개 신흥국을 대상으로 유가가 10달러씩 오를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 확대폭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가 레바논 다음으로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추정됐다. 유가가 10달러씩 오르면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폭이 0.7%포인트씩 줄어들고 밀값이 톤당 50달러씩 뛰면 경상수지 흑자폭이 0.02%포인트 축소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한은은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 경상수지 흑자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두 달 연속 적자를 보였던 무역수지가 2월엔 8억4000만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통관에서 국제수지로 통계를 조정할 때 유심히 보는 선박 제외 수출이 1월 22.6%, 2월 20.7%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2월 경상수지 향방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흑자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3월의 경우 1~10일까지 무역수지는 13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액이 14.9% 증가한 반면 유가 상승 등에 수입액이 15.3% 더 증가한 영향이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