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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탈출해도 공포는 여전…우크라 교민 "두고온 가족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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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습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떠난 사람들은 기약 없는 피란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낯선 폴란드 땅에서 불안과 공포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한인 가족을 임상범 특파원이 만났습니다.

<기자>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서쪽으로 4시간을 달리면 폴란드 제2의 도시 크라쿠프에 닿습니다.

시내 변두리 임대 숙소에서 키이우를 탈출한 피란민 김도순 씨 가족과 다시 만났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국경을 넘은 지 일주일.

대낮에도 커튼을 쳐놨고, 아직도 겁에 질려 있는 아내와 5살 아들은 바깥출입도 삼가고 있습니다.

[다니엘/김도순 씨 아들 : 안녕하세요. 부산에 우리 할머니 사세요.]

수도 키이우를 빠져나올 때는 장모님과 처남까지 모두 5명이었지만,

[지난 2월 25일 8뉴스 : 예 다섯 명이죠. 집사람, 애, 저, 뒤에 외삼촌 외할머니 다섯입니다. 이동하는 게.]

정작 국경을 넘은 건 세 식구뿐입니다.

[김도순/우크라이나 피란민 (키이우 탈출) : 국경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젤렌스키 대통령이 (군 징집) 포고령을 낸 겁니다. 처남 같은 경우 그 나이에 들어가기 때문에 국경을 넘지 못한 겁니다. 처남 혼자 남겨두기가 불안하니까 장모님도 같이 남은 거죠.]

그러다 보니 자나깨나 눈과 귀는 온통 전쟁 소식에 쏠려 있습니다.

[미로슬라바/김도순 씨 부인 : 가까운 친척들이나 친한 친구들 중에 저희만 탈출했고 나머지는 다들 아직 키이우에 남아 있습니다.]

노심초사 남아 있는 가족들의 안부가 궁금하지만 마음대로 연락도 하지 못합니다.

[미로슬라바/김도순 씨 부인 : 혹시 부당한 피해나 해코지를 당할 수도 있고 마음에 상처를 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통화도 자제하고 있습니다.]

김 씨의 임시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는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반전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크라쿠프 시내 러시아 영사관입니다.

건물 주변으로는 반전 시위대가 남긴 선전물들이 붙어 있고 정문에는 러시아 정부 휘장이 시위대가 던진 페인트로 손상된 상황입니다.

[토마슈/폴란드 크라쿠프 시민 : 푸틴은 테러리스트입니다. '당장 이 전쟁을 멈추지 않는다면 그는 악마'라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내내 어두운 표정의 김도순 씨 부인은 러시아 여성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미로슬라바/김도순 씨 부인 : 당신들의 아들과 남편들이 이유도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6천 명 넘게 죽어가고 있습니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이 사실을 제대로 알고 이 전쟁을 멈출 수 있도록 뜻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이준성,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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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범 기자(doong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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