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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르포]1시간 연장 '찔끔완화'…자영업자들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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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4일 거리두기 영업제한 11시로 연장…자영업자들 실효성 없어, 일각선 확진자 급증 불안감도]

머니투데이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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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 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화가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될 거라고는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1시간이라니, 대체 어떻게 살라는 건지 모르겠어요."(서울 종로구 한식당 점주 A씨)

4일 머니투데이가 만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제한이 1시간 늘어난데 대해 답답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영업제한 시간이 현행 오후 10시에서 11시로 늘었지만 모임인원은 여전히 6인으로 묶여있어 실제 영향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다만 일부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오전 방역당국은 영업시간을 완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발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정례브리핑에서 오는 5일부터 20일까지 개편된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영업시간 제한은 지난달 18일에 이어 이날까지 1시간씩 연장돼 오후 9시에서 11시로 2시간 늘었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본격적인 완화조치를 검토중"이라고 언급했다.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완화 조치에 대해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저녁식사 이후 2차 자리가 늘어날 수 있지만 모임인원이 6명으로 제한돼 있어 단체 손님을 받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하루 26만명 넘게 나오는 등 방역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외부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50석 규모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40대)는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40~50%는 더 줄었다. 조금 영향은 있을지 몰라도 이정도 풀어줬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며 "영업시간이랑 모임인원까지 다 풀어줘도 올까말까인데 1시간으로는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데 대해 "이럴 거면 그동안은 왜 막은것이냐"고 쏘아붙였다.

다른 자영업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자영업자 영업제한을 2주에 1시간씩 두차례에 걸쳐 늘려준 결정을 두고 '선거를 앞둔 표심얻기용 선심쓰기'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 자영업자는 "거리두기를 풀어달라는 요구는 계속했었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러는건 속이 뻔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5일까지 진행되고 본투표일은 오는 9일이다.

반면 일부 자영업자들은 이번 영업제한 완화결정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만큼 오히려 방역을 강화할 시점이란 취지에서다. 특히 소비심리도 얼어붙고 회식이나 외부활동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종로구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고모씨는 "확진자가 이렇게 많은데, 한시간 늘린다고 누가 나오겠냐"고 말했다.

자영업자 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도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소공연은 나아가 자영업자 피해를 키우는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공연은 "개편안에 기대를 걸었지만 결국 한 시간만 연장된 이번 개편안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현재 상황에서 무의미한 방역 방침인 만큼 즉각 철폐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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