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뛰어난 군주지만 세종 못 넘어"…"삼균주의 지금도 유효"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 제3대 임금 태종(1367∼1422)과 독립운동가 조소앙(본명 조용은·1887∼1958)의 삶을 재조명한 평전이 잇따라 출간됐다.
성군 세종의 아버지인 태종은 태조 이성계가 새롭게 세운 나라인 조선의 기틀을 닦은 인물로 평가된다. 하지만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혈육과 정치적 동지를 무참히 죽인 잔혹한 야심가로도 알려졌다.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지난해 12월 방송을 시작한 뒤 서점가에는 태종에 관한 책이 여러 권 나왔다. 세종 리더십 연구자인 박현모 여주대 교수가 쓴 신간 '태종 평전'도 그중 하나다.
저자는 태종이 유명한 임금이지만, 그의 삶을 다룬 단행본이나 논문은 의외로 많지 않다고 지적한다. 학계 연구 부족으로 태종의 참모습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 저자 생각이다.
그는 마키아벨리가 생각한 이상적인 군주상에 맞는 인물을 꼽자면 단연코 태종이라고 강조한다. 마키아벨리는 도전과 유혹을 이겨내는 굳센 의지와 일의 이치를 꿰뚫는 혜안을 지녀야 뛰어난 정치인이라고 여겼다.
리더십을 중심으로 태종의 생애와 활동을 분석한 저자는 태종이 가족처럼 화합하고 잘사는 나라인 '소강(小康)의 나라'를 꿈꿨다고 본다.
최고 지도자가 태종에게 배워야 할 능력으로는 국제정세 변화 파악, 위기 극복, 민심 획득을 꼽는다. 특히 태종이 동생을 죽인 냉혈한이라는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 당대 최고 인사를 중용하고, 법과 제도를 함부로 바꾸지 않았다고 짚는다. 세종에게 전격적으로 왕위를 넘겨준 것도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한다.
다만 저자도 태종이 세종을 넘어서는 왕은 아니었다는 일반적 견해에 동의한다. 태종은 신하들의 강한 비판을 참지 못했기 때문에 창의력 있는 인재를 길러내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조소앙 평전'은 근현대사 연구자인 김인식 중앙대 교수가 집필했다. 조소앙이 강조한 사상인 삼균주의(三均主義)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소개하고, 삼균주의와 임시정부 법통성 간 관계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두고 서술했다.
삼균주의는 개인·민족·국가 간 균등과 정치·경제·교육 균등을 통해 이상사회를 건설하자는 이론이다. 조소앙이 1930년 무렵 정립했고, 임시정부는 1941년 11월 삼균주의에 바탕을 둔 건국강령을 채택했다.
저자는 "조소앙은 자기 생각과 사상에 남다른 자부심을 지녔고, 이것이 교조화 성향으로 나타나기도 했다"며 "삼균주의는 사회민주주의에 가깝지만, 해방을 전후한 시기에는 임시정부의 법통 개념과 접합하면서 모든 정치 이념·노선을 통할하는 위상으로 기능하려 했다"고 주장한다.
이어 "삼균주의는 인간 세계의 모든 차별을 극복하고 균등을 실현하려는 유토피아의 보편성에서 출발했다"며 여러 불평등이 존재하는 우리 민족의 현실을 보면 삼균주의가 여전히 유효한 시대정신이라고 역설한다.
▲ 태종 평전 = 흐름출판. 368쪽. 2만2천원.
▲ 조소앙 평전 = 민음사. 784쪽. 3만5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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