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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EU 마지막 회원국도 10년 소요…우크라 '즉각 승인'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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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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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이사회 건물에서 유럽연합(EU) 긴급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EU 정상들은 금융, 에너지, 교통 부문과 수출 통제, 수출 금융 등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합의했다. 202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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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 가입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절차적인 문제와 우크라이나의 정치·경제적 상황 때문에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EU에 '특별 절차'를 통해 자국이 신속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러시아군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하는 피란민들을 인접 EU 국가들이 조건 없이 받는 등 분위기가 우호적일 때 빠르게 가입을 시도하려는 모양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지난달 27일 유로뉴스 인터뷰에서 "그들은 우리 중 하나이며 우리는 그들이 EU에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듯 바로 다음날 가입 신청서에 서명하고 "특별 절차를 통해 즉시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곧바로 중·동부 유럽 8개 EU 회원국들이 연대 지지 성명을 냈다.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는 "우크라이나가 즉각 EU에 가입할 자격이 있다고 강하게 믿는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즉시 EU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고, 관련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즈비그니에프 라우 폴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과정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도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의 폭탄에 맞아 목숨을 잃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요청은 정당하며 우리는 그들의 편에 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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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27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접경 지역인 폴란드 메디카의 국경 검문소에 아이를 안은 우크라이나 피난민이 도착을 하고 있다. (C)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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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실적으로 따졌을 때 조속한 가입은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EU 가입 절차는 수년이 걸린다. 가입 협상을 개시하는 데에만 27개 회원국 전체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신속 승인 절차'는 EU 규정에 존재하지도 않는다.

일부 회원국이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했지만 EU 회원국 시민들 사이에서는 회원국 확대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가입국가가 늘 때마다 각국 간 역사·문화적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거나 경제적 편입에 있어 문제가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28일 EU 집행위 대변인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발언의 의미를 축소했다. 에리크 마메르 대변인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유럽 전반을 의미한 것"이라면서 "해당 발언 이후에 EU 가입에는 절차가 있다는 점을 명시했는데 그게 중요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회원국 확대에 대해서는 EU 내에서 이견과 민감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2013년 EU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크로아티아는 가입까지 10년이 걸렸다. EU 가입을 위해서는 신청, 공식 가입 후보국 지위 획득, 정식 가입 협상 진행, 승인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가입을 위한 준비나 조건이 충족돼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획득한 후엔 또 EU법을 수용하고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 검증받아야 한다. 또 사법, 행정, 경제 등에서 가입에 필요한 기준에 맞춰 개혁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후보국 지위를 획득한다고 가입 협상이 바로 개시되는 것도 아니다. EU 27개 회원국 정부가 모두 동의해야 한다. 협상 후에도 가입 승인을 위해서는 모든 EU 회원국 정부와 EU 집행위원회, 유럽의회의 지지와 각 회원국 의회의 비준도 필요하다. 터키,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는 수년에서 수십 년째 가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 EU에 가입할 전망이 있어도 아직 가입 '후보국 지위'조차 받지 못한 국가들은 '잠재 가입 후보국'으로 분류된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잠재 가입 후보국 단계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 이유로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세력의 지속적인 반란, 이로 인한 내전, 우크라이나 정부의 오래된 부패 등이 꼽힌다. 우크라이나는 EU 가입과 더불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도 추진해왔으나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또 러시아는 자국의 안보가 위협받는다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등을 강하게 반대한다. 이번 침공의 가장 큰 이유도 '나토 가입 추진' 이었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침범한 게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익명의 EU 고위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내달 EU 비공식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지도 모르며, 이 문제가 우크라이나에는 이 충돌을 끝내기 위한 러시아와의 논의에서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EU가 우크라이나의 가입 가능성을 열어두거나 잠재 가입 후보국이 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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