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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전쟁나자 外人 엑소더스... 설자리 없는 '기축통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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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대통령선거 후보 토론회가 열린 21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2022.2.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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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사태로 하루 만에 국내 증시가 출렁이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기축통화론'이 좀 더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통상 기축통화국은 대내외 위기 시에도 환율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기초체력을 증명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이번에도 주변국에 비해 급격한 외국인 탈출러시가 이뤄지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4일 코스피는 전날(2720)보다 2.6% 떨어진 264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 역시 같은 기간 877에서 848로 3.3% 하락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지수가 하루 만에 반락한 것이다. 반면 미국의 S&P500 지수는 지난 24일 장중 4115까지 떨어졌지만 4289로 장을 마쳐 오히려 전날(4226)보다 1.5% 올랐다.

올 들어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움직임 등으로 코스피·코스닥 지수 모두 급락했다. 코스피의 경우 지난해 말 종가(2978)보다 12.4% 빠졌으며, 코스닥의 경우 같은 기간 21.1% 하락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에는 연준 통화정책 리스크가 지수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선후보가 주장한 한국 원화의 기축통화론은 설 자리를 잃는 모습이다. 아직 한국의 경제 기초체력이 원화를 기축통화에 편입할 정도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특히나 한국의 경우 제조업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가진 탓에 대외적인 위험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지난 21일 대선TV토론에서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국가 채무가) 50~60%를 넘어서면 비기축통화 국가는 어렵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있어 국채발행 여력이 충분하다고 대답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전문가들 대다수는 한국 원화는 기축통화 편입을 논하기엔 국제적 위상이 낮다고 지적한다. 기축통화는 국가 간 무역이나 자본 거래의 결제나 준비자산으로 널리 이용되는 통화로 정의되는데 원화의 경우 국제 결제에서 잘 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 외환거래와 외환보유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달러 정도가 기축통화로 인정받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올해 1월 국제결제통화에서 달러의 비중은 39.92%로 1위다. 유로(36.56%) 파운드(6.3%) 위안(3.2%) 엔(2.79%) 캐나다달러(1.6%) 호주달러(1.25%) 홍콩달러(1.13%)가 뒤를 이었다. 한국 원화의 비중은 20위권 밖으로 0.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여부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원화의 기축통화 가능성과 경쟁력 강화에 대한 질문에 "원화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원론적인 답변이지만 성장 기반이나 기초경제 여견 등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본시장이나 외환시장의 발전을 도모해서 국제 결제시장에서 원화가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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