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도 네거티브 소재…민주 "尹, 위기 곱절" vs 국힘 "말로만 평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해 여야가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국민의힘은 ‘힘이 뒷받침되는 평화’를 강조했다. 대선을 앞두고 각자의 표 계산에 따라 강조점을 달리 찍은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이 후보는 "안보를 정쟁화 하면 스스로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며 윤 후보를 비판했다. 윤 후보는 "평화 협정이나 종전 선언은 평화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민주당의 안보관을 지적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무력 행동은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점검하고 원자재 공급망 문제나 곡물 가격 상승 등에 대한 대비를 빈틈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로 국제 정세가 더 복잡해지고 한반도 평화가 더 중요해졌다”며 “이런 시기에 사드 배치, 선제 타격 등 위험한 말을 하는 윤석열 후보에게 대한민국을 맡기게 된다면 지금 위기는 곱절이 돼 돌아올 것이다”고 말했다. 또 “무책임하다 못해 무능하기까지 한 윤 후보로는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없다”며 “경험과 실력이 있고 위기에 강한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기민하게 안보와 평화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24일 저녁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긴급 안보경제 연석회의를 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일성과 주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는 새로운 냉전을 초래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신냉전 구도는 한반도 평화 체제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를 향해 “안보를 정쟁화하는 것은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도자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평화를 지키는 일”이라며 “전쟁을 하면 이기더라도 공멸하기 때문에 평화가 곧 경제이고 밥이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24일 저녁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윤 후보는 “러시아의 군사행동은 국제법을 정면 위반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금융 불안정, 수출, 물류 등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초당적으로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는 “국제 외교·안보 현실은 냉혹하다”며 “단지 지구 반대편 나라의 비극으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에게도 생생한 교훈이 되는 일이란 걸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4일 이재명 후보가 강원 원주에서 유세 중 “지구 반대편의 우리와 관련이 매우 적은 나라에서 벌어진 사태에 우리 주식도 떨어진다”고 말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안보관도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냉정한 선택을 해야 한다. 말로만 외치는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은 결코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국가 간 각서는 강대국들의 힘의 논리에 의해 휴짓조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평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정부는 종전 선언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한·미 동맹과 국제 사회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북의 도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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