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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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롯데케미칼의 원료 다변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원유를 정제해서 얻는 나프타 외에 액화석유가스(LPG)·셰일가스 등 다른 원료를 통한 에틸렌 생산 비중을 높임으로써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가 상승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습을 강행하면서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2014년 이후 8년 만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원유를 정제한 나프타를 원료로 분해설비(NCC)에 투입해 제품을 생산한다. 롯데케미칼은 전남 여수공장과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에서 나프타뿐 아니라 LPG를 활용해 에틸렌 생산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현장에서도 나프타뿐 아니라 LPG·셰일가스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설비를 가동 중이다.
롯데케미칼 여수·대산공장은 나프타 사용 비중을 줄이는 추세다. 1400억원을 투입해 LPG 사용량을 늘리는 시설 개량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여수공장의 LPG 원료 투입 비중은 32%며, 대산공장은 12%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은 연말까지 양사 합산 LPG 투입 비중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가 급등락에 따른 원가손실을 막고 탄소배출 저감효과도 노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사 최초로 미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건설했다.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을 활용한 '에탄크래커(ECC)' 설비를 통해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ECC는 NCC에 비해 원가경쟁력이 높다고 전해진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높은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상반기 미국 법인의 영업이익률이 30%에 달할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우즈베키스탄 공장은 현지에서 채굴한 천연가스를 활용해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2018년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는 합작사(JV) 현대케미칼을 설립했다. HPC 설비를 통해 에틸렌·PP·PE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HPC는 원유 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원료로 사용한다. 나프타 설비 대비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나프타를 투입한 뒤 나프타보다 저렴한 탈황중질유, 부생가스, LPG 등 정유공장 부산물을 60% 이상 투입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급등하면서 나프타 가격도 오른 상황"이라면서 "현재 나프타 가격은 불과 1개월 만에 52% 급등한 톤당 829.15달러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가 오를수록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서 주요 석유화학업계 수익성도 악화될 조짐"이라면서 "나프타 의존도를 낮출수록 실적방어가 용이하고, 유가 변동폭이 크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가 상승을 견인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이 러시아를 향한 경제제재조치로 이어질 경우 손실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음을 경계했다. 국내서 소요되는 나프타 상당수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기 때문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한 나프타는 2900만톤(약 189억원)이며, 이 중 23.4%가 러시아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파악된다. 국가별로 보면 러시아와의 나프타 교역액이 가장 컸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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