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대선 화약고 된 '정영학 녹취록'…자의적 해석으로 설전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대선후보 첫 법정 TV토론에서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는 대장동 의혹의 핵심은 상대방이라고 몰아쳤습니다. 두 후보 모두 들이밀었던 근거는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입니다. 토론회 이후에도 양당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도 않은 '이 녹취록'을 각자의 입맛에 맞게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설전을 이어갔습니다.

박원경 기자입니다.

<기자>

발단은 지난 20일 민주당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의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우 본부장은 이재명 후보가 토론에 들고 나왔던 녹취록 문구들을 공개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 씨가 "매우 깊은 관계"라고 주장했습니다.

[우상호/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 (지난 20일) : 윤석열 후보가 김만배에게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시키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것입니다.]

어제(22일) 국민의힘이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우 본부장이 다른 부분은 가리고 '영장 들어오면 죽는다'라는 부분과 두 사람의 친분을 언급한 대목만 강조하는 등 악마의 편집을 했다고 반격했습니다.

가렸던 원문을 살펴보니 김 씨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언급한 구절이 나온다는 겁니다.

김 씨가 친분을 과시한 사람은 양 전 대법원장이고, 영장 관련 언급은 윤 후보가 검찰 재직 시절 이른바 사법 농단 수사를 진행해 사법부에 밉보였다는 의미라고 국민의힘은 주장했습니다.

[김은혜/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단장 : 몇 가지 사실에 허구를 넣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빼고 윤석열 후보를 주어로 밀어 넣었다는 것이죠.]

우 본부장은 양 전 대법원장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이름을 가렸던 것일 뿐이라며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게이트'와 관련해선, 월간조선이 녹취록에 등장한다고 보도했는데 말 앞뒤로 예 또는 말줄임표가 있습니다.

녹취록보다 여야의 해석이 풍성했습니다.

[강훈식/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 (CBS 라디오) : 입구에서 지킨다는 그런 의미의 '게이트'인 것 같고요.]

[유상범/국민의힘 법률지원단장 : '최순실 게이트'도 최순실 씨가 최순실의 비리를 막으려는 게이트였습니까?]

전체 맥락 대신 녹취록 일부 표현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거대 양당과 후보들에게 남은 기간 동안 페어플레이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박원경 기자(seagull@sbs.co.kr)

▶ 2022 대선, 국민의 선택!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