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안 처리하려던 민주당...별다른 입장 없어
국민의힘 "검찰 수사로 숱한 비위 드러났는데..."
윤미향 무소속 의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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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후원금 유용 혐의로 국회의원직 제명 위기에 처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 선언하고 나서자 야당은 "어이가 없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민주당도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후보 지지 선언 챌린지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사진이 놓인 진열장 앞에서 '다시 희망을! 이재명 후보와 함께'라고 적은 피켓을 든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윤 의원은 "아픈 역사를 딛고 새로운 희망을 열어 줄 사람, 전쟁이 아닌 평화와 통일을 열어갈 사람, 국민을 보호하며 인권외교를 펼칠 사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전쟁과 여성 폭력이 없는 세상을 위해 힘써줄 사람 바로 이재명 후보"라고 썼다.
이어 "챌린지 시작으로 다음 달 9일 국민의 삶을 보듬을 수 있는 더 나은 세상이 시작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챌린지 참여방법 등을 올리며 이 후보 지지운동에 참여하고 나섰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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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 재임 시절 관련 기부금과 단체 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민주당 소속이던 윤 의원은 지난해 6월 국민권익위원회의 민주당 의원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 부동산 차명 거래 의혹이 제기돼 출당 조치됐다가, 수사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윤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직 제명을 신속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5일 "국회의원들의 잘못에도 우리 국회가 적당히 뭉개고 시간 지나면 없던 일처럼 구는 게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다"며 윤 의원과의 빠른 '손절' 태도를 취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에도 윤 의원과 이상직·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14일 소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이들 의원들의 징계 심사에 착수했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 SNS 캡처 |
하지만 윤 의원은 8일 의원직 박탈 위기에 민주당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까지 보내며 "제명안 철회에 협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저에게 씌어진 혐의만으로 범죄자로 단죄하겠다는 시도 자체가 무죄 추정의 원칙을 거스르는 일이며, 진행 중인 재판을 흔들어 재판을 통한 정당한 방어의 권리마저 빼앗는 일"이라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들께서 저에게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제명안이 철회되도록 협력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윤미향, 위안부 문제 해결 입에 올릴 자격 있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오전 대구 북구 칠성동 칠성시장을 찾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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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의 이 후보 지지 표명에 국민의힘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이 후보가 위안부 문제 해결의 적임자라는 윤 의원의 지지 이유도 어이없거니와, 이미 검찰 수사를 통해 숱한 비위가 드러난 윤 의원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입에 올릴 자격이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황 대변인은 "엄청난 개혁이라도 할 것처럼 (윤 의원) 제명을 이야기해 놓고서 흐지부지 만든 민주당과 부끄러운 지지에도 눈치 보며 침묵하는 이재명 후보의 책임이 크다"며 "윤 의원은 보은이라도 하려는 듯 나서고, 덕분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국민들은 또다시 분노를 느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역사의 아픔을 이용해 사익을 취하고 끝까지 염치없는 김원웅 전 광복회장과 윤 의원에 대해 이 후보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여전히 김 전 회장을 존경하는지, 파렴치한 윤 의원의 지지를 받아들이고 함께할 것인지 국민 앞에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거들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이 후보는) 입에 담기도 민망하지만 여성의 신체를 흉기로 훼손하면 어떻겠냐는 욕설을 한 분"이라며 "위안부 문제 해결의 적임자라고 나서는 것이 진짜 어떻게 해석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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