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가 18일 전남 순천에서 이낙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지지 유세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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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여당 텃밭인 광주·전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호남 지지율을 끌어올리자 '집토끼 단속'에 뒤늦게 나선 것이다. 당선되면 '사회적 거리 두기' 위반을 사면해줄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며 민생을 강조했다. 아울러 "윤 후보가 당선되면 검찰왕"이라며 정권교체 위기감을 자극해 지지층 결집을 노렸다.
18일 이 후보는 전남 순천·목포·나주와 광주에서 선거운동 4일차를 맞았다. 이 후보는 이낙연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순천·광주에서 유세를 펼쳤다. 특히 광주에서는 "당선되면 자영업자가 밤 12시까지 영업하다 걸려도 사면해주겠다고 했는데 참모들이 정치적 논쟁이 된다고 하지 말라더라"며 "3월 10일에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선대위는 "영업제한을 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호남에서는 '승리의 자신감'이라는 키워드를 새로 추가하기로 했지만 이날 현장에서는 '패배의 위기감'을 경계하는 말이 쏟아졌다. 이 후보는 순천 유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생 정치 보복을 하지 않았다"며 "(윤 후보가 당선되면) 검찰왕국이 열리고 왕으로서 국민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고 힘줘 말했다. 목포에서도 "검찰왕이 지배하는 나라가 될지 국민 뜻을 따라가는 나라가 될지 생각해보라"고 외쳤다.
평화를 강조하면서도 정권교체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이 남북 화해를 위해 애써왔고 정상회담으로 평화의 물길을 열었다"며 "윤 후보가 당선되면 군사적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도 "사드 추가 배치와 선제타격을 얘기하면 평화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에서 지면 호남과 민주당이 쌓았던 가치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결집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나주 유세에서 김만배 씨의 대장동 녹취록을 언급하며 "(김씨가 말한)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를 따라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내가 가진 카드면'을 선창하자 지지자들이 "윤석열은 죽어"를 세 차례 외쳤다.
여당도 호남 집중 유세에 나섰지만 내심 불안한 기색이다. 대안 세력으로 떠오른 정당이 국민의힘이라는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지지율이 낮더라도 투표일에는 민주당을 찍어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가 나오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여당 인사는 "2017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호남에서 30%대를 얻었듯이 민주당의 대안을 바라는 정서가 상당하다"며 과거처럼 몰표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남 지역구 의원은 "예전에는 청년들이 민주당을 싫어해도 보수 정당을 잘 찍지는 않았다"며 "지금은 세대 구도가 강해지면서 2030 유권자들이 윤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긴 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도 민생과 경제에 방점을 찍었다. 윤 후보가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며 화제에 오르자 반격한 것이다. 이날 이 후보는 전남지역 공약을 발표하며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에 국립의대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구·경북 출신인 이 후보가 호남 사투리로 호응을 이끌어 내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가 "우리 거시기 해불자"라고 말하자 시민들이 "해불자"를 연호하며 화답한 것이다.
[순천·목포·나주·광주 = 최예빈 기자 / 서울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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