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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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선에는 과거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전장이 생겼다. 바로 유튜브다. 남녀노소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게 익숙해졌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 선거운동이 활성화하면서 나타난 풍경이다. 여야 대선후보들이 '삼프로TV', '공부왕 찐천재' 등에 경쟁적으로 출연하는 것도 유튜브가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홍보수단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여야 후보들은 실시간으로 유튜브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현재까지 조회 수와 구독자 수 추세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 우세 없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이 혼전을 거듭하는 양상이 유튜브에도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17일 유튜브 분석사이트 녹스 인플루언서에 따르면, 이 후보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51만3,000명이고 윤 후보는 37만6,000명이다. 이 후보가 2014년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온 반면, 윤 후보는 정치 입문 후인 지난해 7월 채널을 개설한 탓에 구독자 수에선 차이가 난다. 다만 전날 기준 일일 구독자 증가 수는 이 후보 1,433명, 윤 후보 1,566명이고, 일일 조회 수에선 이 후보가 34만4,479회, 윤 후보는 45만5,129회로 윤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와 비슷한 흐름이다.
박스권 갇힌 이재명 VS. 모멘텀 필요한 윤석열... 박빙 유튜브 대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4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을 설명하며 머리를 쓸어넘기고 있다. 재명이네소극장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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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통상 조회 수는 채널에 대한 일회성 관심도를 나타내고 구독자 수는 지속적 선호도와 연관돼 있다. 자극적 영상을 쏟아내는 유튜버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해도 구독자 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이유다.
두 후보의 유튜브 채널에 이를 적용하면, 이 후보에 대한 일회성 관심도는 '박스권'에 갇힌 상황이다. 윤 후보와의 본격적 경쟁이 시작된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는 일일 조회 수가 윤 후보를 크게 웃돌았으나 올해 들어 큰 상승세 없이 정체돼 있다. 그러다 이달 초부터는 윤 후보에게 조회 수를 추월당했다. 이 후보를 지속적으로 선호해온 사람들은 많지만 최근 들어 이들의 관심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7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윤 후보는 지난달 1일부터 불과 보름 만에 구독자 12만 명 이상 끌어모으면서 선호층 확보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로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최근 윤 후보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만한 '똘똘한' 콘텐츠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한 달 사이 윤 후보가 공개한 영상은 245개로 이 후보(219개)보다 많았지만, 윤 후보 채널의 영상 중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것은 110만 회로 이 후보(287만 회)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영상은 많았지만 대중의 눈을 확 끄는 내용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셈이다.
영상 초점은... 이재명은 '공약' 윤석열은 '자신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9초 쇼츠'로 '산후 우울증 진료 지원 확대' 등 생활 밀착형 공약을 소개했다. 아이디어를 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직접 제작을 맡고, 윤 후보와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출연했다. 윤 후보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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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지표상 박빙 승부를 벌이는 만큼 두 후보는 유튜브에서도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길이가 짧은 유튜브 '쇼츠' 영상으로 이 후보의 공약을 알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달 유권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던 탈모 공약 쇼츠 영상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홍보소통본부를 비롯해 온라인소통단, 후보 메시지 팀 등 여러 곳에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며 "2030세대를 중심으로 호응이 높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자신감 있는 모습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윤 후보가 최근 유세에서 선보이고 있는 '어퍼컷 세리머니' 등이 대표적 상품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대위에서 10명이 유튜브를 담당하고 있으며, 일부 기획 프로그램들은 외주 제작하고 있다"며 "전파력이 높은 주요 영상들을 빠른 시간 안에 알릴 수 있기에 유튜브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유튜브를 선거운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안 후보의 구독자 수는 21만7,000명이며, 심 후보는 2만3,000명 정도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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