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엘레 주교성 장관 "성직자에 의해 삶 파괴된 피해자에 용서구해야"
(바티칸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7일(현지시간) 마르크 우엘레 추기경과 나란히 국제 신학 심포지엄 행사장에 들어서는 모습. 2022.2.17. lucho@yna.co.kr |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교황청 고위 성직자가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사제 성 학대 문제와 관련해 교회 전체의 통렬한 각성을 촉구했다.
AFP·AP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청 주교성 장관인 마르크 우엘레 추기경(캐나다·77)은 17일(현지시간) 성직을 주제로 한 국제 신학 심포지엄 개막 연설에서 이 문제의 뿌리엔 '성직주의'(clericalism)의 폐단이 있다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주교성 주최로 바티칸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장관·주교·사제·신학자·평신도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우엘레 추기경은 책무를 저버린 자격 없는 성직자의 죄악과 범죄, 혹은 부끄럽게도 이를 은폐한 일이 국제뉴스의 1면을 장식한 최근의 상황을 언급하며 "교회 구성원으로서 우리 모두 큰 슬픔을 느끼는 동시에 겸허해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심포지엄이 성직자의 성 학대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그들의 범죄적 행위로 삶이 파괴된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우엘레 추기경은 이 문제의 근저에 삐뚤어진 '성직주의'가 있다는 시각도 드러냈다.
그는 성직주의를 '권력 남용, 양심적·영적 학대 등과 같은 일련의 현상'이라고 정의하며 "그 가운데 성적 학대는 가시적이고 왜곡된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심포지엄의 목표가 이러한 성직주의의 폐단을 타파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엘레 추기경은 또 이 자리를 통해 신자들의 외침과 분노를 직시하고 진실과 정의를 촉구하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교성은 전 세계 주교의 사목 임무 수행을 지원하고 주교 임명 업무를 총괄하는 교황청의 한 부처다. 그 책임자인 주교성 장관은 교황청 관료조직인 쿠리아(Curia)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보직 가운데 하나로 종종 언급된다.
사흘간 발표·토론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사제 성소의 위기'가 주요 이슈로 다뤄질 예정이다. 여기에는 사제독신 문제, 교회 내 여성의 역할 확대 등도 포함된다.
교황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가톨릭 사제 수는 41만219명으로 전년 대비 4천117명 줄었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유럽의 감소 폭이 컸고, 신흥 지역인 아프리카·아시아 등은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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