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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150달러 갈 수도" 경고에…웃는 美 에너지업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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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고유가로 팬데믹 피해 회복, 생산 강화…러시아발 유럽 '에너지 위기'에 천연가스 수출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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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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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하면서 현재 세계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화할 거란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계가 오히려 유가 급등을 반긴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CNBC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뤄지면 국제유가 상승에 더 힘이 실리고, 이는 미국 석유 시추 및 천연가스 산업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석유 및 천연가스 기업들은 더 많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과 주주들의 압박 속 생산설비 증설 등 시추사업에 소극적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미국은 석유, 천연가스의 최대 생산국이었으나, 팬데믹과 함께 유가가 한때 마이너스(-)까지 폭락하면서 시설에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공급난, 우크라이나 위기 등을 배경으로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자 회복세를 보인 업계가 다시 시추 의지를 높이고 있다. 시장정보업체 IHS마켓의 댄 예긴 부회장은 "그들(석유·천연가스 업계)에겐 생산량 반등을 위한 가격 측면의 인센티브가 필요했다. 이제 에너지 가격이 올라 그 요건이 충족됐다"며 미국이 다시 한번 석유·천연가스 최대 생산국이 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 석유생산업체들의 시추 시설 수가 크게 늘었다. 미국 유전서비스업체인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미국의 산업용 시추시설은 총 516개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주에만 19개가 늘었는데 이는 4년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공동설립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콘티렌탈 리소스와 같은 주요 (석유) 기업들이 석유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렸다"면서 "기업들이 시추공사를 끝내고 유정을 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긴 부회장은 현재 하루 평균 1160만 배럴 수준인 미국 석유 생산량이 내년까지 코로나 이전 수준인 130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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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실은 선박.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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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로 부상한 유럽의 에너지 위기론도 미국 천연가스 산업에 기회가 됐다. 천연가스 수입량 대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하던 유럽이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량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IHS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에 선적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는 77억3000만㎥이고, 파이프라인을 통해 유럽에 제공된 러시아산 LNG 규모는 75억㎥가량으로 추산됐다. 미국이 처음으로 러시아보다 많은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하게 된 셈이다.

한편 국제 원유시장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의 현물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유가 100달러' 시대 임박을 알렸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 현물유가인 '데이티드 브렌트' 가격은 배럴당 100.80달러까지 올라 2014년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데이티드 브렌트는 트레이더들이 당장 필요한 재고 확보를 위한 가격을 반영한 것으로 원유 시장의 수급상황과 향후 유가의 향방을 선물시장보다 더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4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1.6% 오른 배럴당 94.81달러로 마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갈등 등 국제 환경의 변화로 국제유가는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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