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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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함과 부족함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충분합니다. 다시는 무능한, 그래서 비선에 의해 국정이 농단되는 나라가 돼서는 안 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7일 전날에 이어 광화문 청계광장과 성동구 왕십리, 노원구 상계동, 홍대 앞 등 서울 구석구석을 훑었다. 이날의 화두는 ‘무속 논란’이었다. 무속 의존 의혹에 휩싸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박 전 대통령의 교집합을 계속 부각하며 “정권교체의 본질은 박근혜 시대로의 복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李, '무속' 고리 "윤석열=박근혜"
유세 장소로 2016년 박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수백만 개의 촛불이 타올랐던 광화문을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후보는 “박근혜 정부가 무당과 주술사 비슷한 사람들에게 현혹돼서 국정을 농단하고 민주공화국의 기본적 원리를 무시할 때 우리가 이 자리에 서서 개혁을, 변화를, 혁신을 추구했다”며 촛불 민심을 불러냈다. 윤 후보와 박 전 대통령을 한 몸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촛불 광장에서 우리 시민들이 든 가냘픈 촛불들로 쫓겨난 정치 세력들이 단 5년 만에 다시 복귀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한 술 더 떠 윤 후보의 주술 의혹까지 끄집어냈다. 이 후보는 “최모(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는 점은 좀 쳤는지 모르겠는데 주술은 하지 않은 것 같다. 주술에 국정이 휘둘리면 되겠느냐”고 했다. 주체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윤 후보가 주술에 의존한다”는 풍문을 겨눈 것이다. 자신은 다르다고 했다. “5,200만 명의 생명이 걸린 국정이 장난이냐. 이재명은 주술사가 아니라 국민에게 길을 묻겠다. 주술사가 가라고 하는 길이 아니라 국민이 가라는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이 중심이 된 정권교체 바람을 의식한 듯, 이 후보는 국민의힘으로의 정권교체가 “퇴행적 변화”라는 논리도 폈다. 그는 “정치보복을 후보가 대놓고 말하는 그런 사람을 한 번이라도 겪어 보셨느냐”고 물으면서 “이는 우리가 반드시 이겨내고자 했던, 극복하고자 했던 그 과거보다 훨씬 더 과거인 원시시대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를 수사하겠다는 윤 후보의 발언을 수장이 바뀔 때마다 죽고 죽이던 원시 부족사회의 폭력성에 빗댄 셈이다.
"폭증한 보유세, 나도 화나"... 부동산 민심 공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다시 광화문에서' 거리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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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ㆍ재건축 수요가 많은 노원구에서는 성난 부동산 민심을 위로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집값이 갑자기 올라서 세금이 확 오르니 나부터 화가 났다”고 적극 공감했다. 그러면서 “집값이 폭등해 예상하지 못한 세수가 늘어나면 국민이 고통을 받으니 조정해주는 것이 맞다”며 보유세 완화 대책과 재개발ㆍ재건축 규제 완화 구상을 상세히 소개했다.
서울의 마지막 공략은 ‘2030세대’ 몫이었다. 이 후보는 오후 마포구 홍대 앞을 찾아 청년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열중했다.
그는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기회가 많아서 친구끼리 싸우지 않고도 얼마든지 실패해도 도전할 수 있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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