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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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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러시아 안보 위협이 뉴노멀됐다"…동유럽 병력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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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철수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러시아의 안보 위협이 유럽에 ‘뉴노멀’이 됐다”고 강조했다. 대응책 마련을 위해 나토는 동유럽 지역에 신규 전투단 배치 등 병력 강화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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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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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군 동유럽 지역 신규 배치 검토



16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회원국 국방부 장관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장관들은 유럽 남동부‧중부‧동부에 신규 나토 전투단 배치 검토를 포함해 나토의 억지력과 방어를 추가로 강화할 수 있는 선택지를 발전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현재 러시아가 크림반도에서 벨라루스까지 첨단 기기로 무장한 대규모 침공군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냉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큰 병력의 집결”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변 병력을 철수시킨다 해도, 이번 사건들은 나토가 유럽 내 병력 배치에 있어 장기적인 변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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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합동 군사 훈련 중에 로켓포 시스템인 우라간이 사열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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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는 루마니아에 프랑스가 이끄는 신규 전투단을 배치하는 방안을 포함해, 헝가리·슬로바키아·불가리아 등에 전투단을 창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병합 이후 폴란드와 발트3국(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 배치해둔 5000명 규모의 4개 나토 전투단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리 군 지휘관들이 세부사항을 조율한 뒤 수주 안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나토 동맹국들은 이미 동유럽에 추가 파병을 하며 병력 강화에 들어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은 에스토니아에 병력을 두 배로 늘리고 탱크와 장갑차를 포함한 추가 장비를 보냈다. 독일·네덜란드·노르웨이는 리투아니아에 추가 병력을 보내기로 했다. 앞서 미국은 일시적으로 4700명 가량의 추가 병력을 폴란드에 보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러시아는 유럽 안보 위기를 촉발했고, 이웃 나라를 위협해 유럽 대륙의 안정을 무너뜨릴 의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것이 유럽의 뉴노멀이 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노멀에 대해 ‘러시아가 유럽의 안보 설계 시스템을 재설정하기 위해 무력과 강제력을 사용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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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 파병된 미군의 낙하산 부대가 폴란드 르제우 공항에 도착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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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나토 "러, 말로만 철수, 실상은 병력 증강"



나토의 이 같은 발표는 러시아가 공언한 바와 달리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유의미한 철군을 하긴커녕 병력이 증강되는 정황과 맞물려 나왔다.

이날 익명의 미국 백악관 고위 관리는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7000명의 병력을 추가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말과 행동이 다르다”며 “우리는 러시아의 중요한 부대가 국경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향해 움직이는 것을 계속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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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에는 벨라루스에서 훈련을 마친 탱크가 러시아로 떠다는 모습이 담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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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제임스 호큰헐 영국 국방정보국장 역시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의 장갑차와 헬리콥터, 야전병원 등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계속 추가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할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 정보당국은 러시아군 10개 대대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로 이동 중이며 전체 병력은 이미 17만 명까지 늘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도 자국 국경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의 규모가 지상군 12만6000명을 포함해 총 14만6000명을 넘어섰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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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사 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위성 사진에 따르면, 지난 15일 벨라루스 고멜 인근 비행장에 신형 공격 헬리콥터가 추가로 배치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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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증거없는 중상모략"



이에 대해 러시아는 “서방의 히스테리”라고 비꼬았다. 블라디미르 치조프 유럽연합(EU) 주재 러시아 대사는 독일 신문 벨트(Wel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해 비난하고 싶다면 증거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증거를 대지 못하면 중상모략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나토는 의심의 근거가 무엇인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스톨텐베르그는 러시아군이 국경에 집결하는 정황이 많은 상업용 위성에 나와있다고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고 보도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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