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국민의힘 법정비용 513억 ‘장전’…안철수 100억 쓸 듯

‘쩐의 전쟁’ 누가 얼마나 쓰나

[경향신문]

선관위, 대선 선거보조금 5개 정당에 총 465억원 지급
기본소득당 3561만원 보조금…심상정 47억 지출 예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대 대통령 선거에 후보를 낸 원내 5개 정당에 수천만~200억여원의 선거보조금을 16일 지급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등 거대 정당은 200억원 안팎의 선거보조금과 300억원 안팎의 펀드 모금으로 법정 비용한도(513억900만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다. 선거보조금과 후원금에 의존하는 소수 정당은 자금 여력이 법정 한도에 한참 못 미친다. 후보들의 ‘쩐의 전쟁’은 부익부 빈익빈 양상을 띠고 있다.

선관위는 이날 민주당·국민의힘·정의당·국민의당·기본소득당 5개 원내 정당에 20대 대선 선거보조금으로 총 465억4591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19대 대선(421억4249만원)보다 44억341만원 늘어난 것이다. 국회 의석과 최근 선거의 정당 득표율 등을 기준으로 각 정당에 차등 배분됐다.

172석의 민주당이 전체 선거보조금의 48.28%인 224억7382만원으로 가장 많다. 국민의힘(106석) 194억4856만원(41.78%), 정의당(6석) 31억7092만원(6.81%), 국민의당(3석) 14억1698만원(3.04%), 기본소득당(1석) 3561만원(0.08%) 순이다. 시대전환(1석)은 이번에 대선 후보를 내지 않아 선거보조금을 받지 못했다.

선거보조금은 20대 대선 출마 후보들의 선거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후보들은 선거비용으로 1인당 최대 513억900만원을 쓸 수 있다. 주로 광고·홍보, 유세, 인력 운영 등에 지출되는 선거비용은 선관위의 선거보조금뿐 아니라 정치후원금, 당비, 금융기관 대출 등을 통해서도 충당된다.

거대 정당 후보들은 펀드를 발행해 수백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지난 9일 ‘이재명 펀드’를 발행하고 1시간49분 만에 목표치인 350억원을 달성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4일 ‘윤석열 국민펀드’를 발행한 지 17분 만에 목표액 270억원을 모았다. 두 후보 펀드 모두 투자 원금에 연 2.8% 이자를 합산해 오는 5월20일쯤 투자자들에게 상환하는 방식이다.

펀드 모금은 거대 정당 후보들의 전유물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득표율 15% 이상을 기록해야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어서다. 펀드는 원금에 이자까지 반영해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선거비용을 보전받기 어려운 군소 후보들은 발행하기 쉽지 않다. 득표율 10% 이상~15% 미만은 선거비용 절반을 보전받고, 10% 미만은 비용을 전혀 보전받지 못한다.

이에 따라 후보별 자금 상황은 부익부 빈익빈 양상을 보인다. 이 후보는 정당 선거보조금과 펀드 모금액만 합쳐도 이미 선거비용 상한액을 채웠다. 윤 후보는 선거보조금과 펀드 모금액으로 460억여원을 확보한 상태다.

반면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각각 47억원과 100억원 남짓의 지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선거보조금과 선거비용 상한액의 5%(25억6545만원)로 제한된 정치후원금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대한 다수의 소액 후원과 당원·시민들의 자원봉사를 통한 ‘저비용 고효율’ 선거운동을 펴겠다”며 “거대 양당이 유세차를 운영할 때 우리는 당원들이 스피커와 피켓을 들고 골목 곳곳을 돌아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선거비용은 홍보 쪽으로 많이 지출된다”며 “선거 전략상 필요한 규모 안에서 지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광연·유설희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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