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청주시 상당구 성안로거리에서 유세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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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서 역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중 최고 득표율(20%)를 노리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선 선거운동기간 둘째날인 16일 광주와 전주를 찾아 탈(脫) 지역주의를 내걸고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의 광주 방문은 정치참여 선언 이후 다섯 번째, 호남 방문은 여덟 번째다. 광주를 시작으로 전주와 청주, 원주를 누빈 윤 후보는 연단에 오를 때마다 “이제 민주당에 이만큼 속았으면 심판하고 바꿔야 한다”고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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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주의보가 내린 영하의 날씨에 광주 송정매일시장을 찾은 윤 후보는 “자랑스러운 광주 시민께 다시 인사 올린다”며 첫 일정을 시작했다. 15일 부산 유세에서 어퍼컷 세레머니를 하던 것과 달리 이날은 90도 인사로 연설을 시작했다.
윤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로 치켜세우며 “외환위기 때 김대중 대통령은 무인도에 세 가지를 들고 갈 수 있다면 실업과 부정부패, 지역감정을 들고 가겠다고 하셨다”며 “위대한 지도자의 명답이었다. 저에게는 지역주의 자체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반발을 샀던 정치 보복 발언에 대해 “그런 것 생각해 본 적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호남 독식 체제를 거론한 뒤 “광주 GDP가 전국 꼴등(2020년 17개 광역단체중 15위)이다. 민주당의 독점정치가 광주와 전남을 발전시키지 못했다”며 ▶AI데이터센터 걸립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광주·영암 자율주행차 고속도로 등의 공약 보따리도 풀었다. 현장엔 윤 후보의 지지를 선언한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호남 유일의 국민의힘 의원인 이용호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성안길 인근에서 열린 거점유세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고 있다.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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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반차를 내고 유세에 참여한 20대 직장인 박진우(28)씨는 “5.18을 직접 겪지 않은 광주의 2030세대 사이에선 윤 후보의 인기가 좋다”며 “이념보단 어떤 후보가 우리의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지가 중요하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박씨와 같은 호남의 2030 유권자를 끌어모아 ‘호남 지지율 30%’ 달성이란 목표치로 내세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과거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호남을 거의 찾지 않았다면 지금은 지지율이 올라오는 만큼 반드시 챙겨야 하는 곳이 됐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전주역 유세에서도 민주당의 호남 홀대론을 내세웠다. 윤 후보는 “민주당은 호남이 자기네 텃밭이라 생각하고 여기는 누워서 선거하는 데로 생각했던 모양”이라며 “이제 전북도 달라져야 한다. 이번엔 확실하게 본때를 보여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새만금을 세계적인 투자처로 만들고 전북에 국립스포츠종합훈련원 건립 공약을 내 걸은 윤 후보는 “민주당이 선거 때만 예쁜 옷 입고 나타나 이것저것 준다 약속해 놓고 달라진 것이 있느냐”며 “해묵은 지역주의의 사슬을 끊고 통합과 포용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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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을 벗어나 청주와 강원을 찾은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비판 수위를 더욱 높였다. “약탈”“거짓 선동”“박살”“공범” 등의 거친 단어를 사용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청주 번화가인 성안길 한복판에서 연설에 나선 윤 후보는 “오랜 세월 충북인들이 민주당 정권 많이 밀어주셨지만, 민주당은 백성의 고혈만 빨아먹고 갖은 위선을 떨었다”며 “아무에게도 부채가 없는 제가 카르텔 기득권 세력을 박살 내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정치보복 발언에 대해 “(대장동 의혹 제기)를 네거티브나 정치보복이라 말하는 건 국민 모독”이라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주를 통과하는 광역철도 건설과 첨단산업과학기술 육성을 약속했다. 현장에는 300여명의 시민이 모여 “윤석열”“정권교체”를 환호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저녁 강원 원주시 문화의거리에서 열린 원주 거점유세에서 연설 뒤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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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일정으로 강원 원주의 문화 거리를 찾아서는 "이 정권 어떻게 되고 있나. 사건 다 덮지 않나. 왜 그렇겠나. 특정인의 비리가 아니라 정권 전체가 함께 저지른 공범이기 때문에 이런 거 아닌가"라며 현 정부를 직격했다. 윤 후보는 이어 "과거에는 (민주당에)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등 정말 훌륭한 분이 많았다"며 "그런데 민주당은 이상한 사상과 이념에 의해 지배 되고, 국가의 정책이 상식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대규모 규제 완화와 함께 강원도를 경제특별자치도로 만들겠단 공약을 내놓으며 지지자들을 향해 어퍼컷 세레머니를 했다. 현장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함께해 "문재인 정권에 압제에 신음할 때 윤석열이 희망과 감동을 줬다"며 지지를 요청했다.
선거 유세를 마친 윤 후보는 전날 유세 버스 사고로 사망한 국민의당 지역 선대위원장과 유세 버스 기사의 빈소가 있는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오후부터 빈소를 지키고 있어 두 후보 간의 짧은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 사고의 애도를 표하는 의미로 16일 하루 간 선거 운동 중 율동을 하거나 로고송이 들어간 영상을 틀지 않는 ‘조용한 선거’ 운동 지침을 내렸다.
광주·청주·원주=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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