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앞)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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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노선이 헌법에도 명시돼 있다며 "일부 지도자들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 나토 가입에 관해 많은 언급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결정하는 것은 우리"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같은 날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러시아와 전쟁을 피할 수 있다면 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인 직후 나왔다. 바딤 프리스타이코 주영 대사는 이날 BBC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심각한 양보(나토 가입 포기)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안보 위협을 느껴 나토 가입과 관련한 입장을 바꾼 것으로 해석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에 프리스타이코 대사는 "나토의 가입하려는 우리의 열망을 지연시키겠다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거기에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까지 '나토 가입 지속 추진'에 못을 박은 것이다.
러시아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옛 소련 국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친서방 노선을 걸으며 2008년부터 나토 가입을 추진했고, 같은 해 나토로부터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논의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이어 2019년에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나토 가입을 국가 주요 목표로 설정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부터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측은 이를 침공 위협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배제를 포함한 나토의 동진 금지 △옛 소련 국가에 나토의 공격 무기 배치 금지 등 긴장 해소를 위한 안보보장안을 서방 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서방은 나토의 개방성을 내세워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숄츠 총리는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조만간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는 임박한 현안이 아니다"며 "러시아가 왜 실제로 현안이 아닌 것을 정치적 이슈로 만들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업에 관해 숄츠 총리와 이견을 보였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을 지정학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 사업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숄츠 총리는 노르트스트림2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경제 발전 기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광범위한 조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노르트스트림2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숄츠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 완화를 위한 분명한 행보를 취할 것을 촉구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숄츠 총리는 15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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