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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재명·윤석열 다시 '초박빙' 양상…'적폐청산'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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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명, 윤석열 후보가 초박빙 경쟁을 벌이고 있죠. 좁혀진 지지율만큼 두 후보의 네거티브 공방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을 톡 쏘는 정치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를 하겠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이 발언이 표심을 흔들었을까요? 오늘(14일) 나온 여론조사 결과들인데요.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 일제히 줄어든 모습입니다. 윤 후보의 하락세와 이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합니다. 대선 판도가 '초접전' 양상으로 바뀐 겁니다. 앞서 적폐수사의 찬반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도 있었죠. "잘못이 있으면 해야 한다"는 의견이 56.3%로 더 높았는데요. 사실, 잘못이 있으면 수사해야 한다는 건 "쌀로 밥 짓는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당연한 이야긴 겁니다. 눈 여겨볼 건 40%가 넘는 "보복수사" 반대 의견입니다. 검사 출신, 대선 후보가 던진 '적폐청산론', 적폐청산이란 말이 주는 미묘한 말의 뉘앙스가 있습니다. 야권에서조차 부적절했다, 한발 물러선 이유입니다.

[원희룡/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 (JTBC '썰전라이브' / 지난 10일) : 정치보복이라든지 일부러 전 정권에 대해서 손을 보기 위해서 내지는 어떤 세력들을 일부러 제거하기 위해서 기획수사하는 것은 하지 않는다라고 이미 입장이 명확합니다. 우리 후보실에서도 '그 부분이 조금 오해도 있고 문제가 되는 거 같습니다' 그랬더니 후보님 표현은 '허 참, 그게 아닌데' 이런 표정이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아니 정치인은 오해까지도, 그 받아들여진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됩니다', '알았어요' 그러시더라고요.]

'오해'라는 국민의힘, 민주당 입장에선 'Oh Yeah'입니다. '정치보복'을 강조하고 나섰는데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소환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2일) : 대한민국 정치는 복수혈전의 장이 아닙니다. 다시 '지켜주지 못했다'라고 똑같은 후회를 두 번씩 반복할 것입니까, 여러분. 결코 반복돼서는 안 될 나쁜 역사입니다.]

그동안 친문세력과 호남의 지지를 미처 다 끌어안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었죠. 이번 기회에 기존 여권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데요. 윤 후보의 반응은 다소 느긋합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2일) : 자기들 편의대로 해석해서 자꾸 이슈화를 시키는 것 보니까 뭐가 많이 급하기는 급한 모양입니다.]

글쎄요. 지지율에 빨간불이 들어온 건 윤 후보죠? 때아닌 거대 양당의 적폐청산 논란 '일침'을 놓은 후보도 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갑자기 정치보복에 대한 그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저는 기득권 양당 1, 2번 후보 누가 당선되더라도 앞으로 5년간 국민은 반으로 갈라져 싸울 것입니다. 미래를 잘 알지 못해서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 만들지 못할 것입니다.]

두번째 TV토론에서도 미래에 관한 논의는 뒷전이었습니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과거를 둘러싼 공방이 더 치열했죠? 윤석열 후보는 다시 대장동 의혹을 꺼내들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1일) : 여기서 나온 돈 8500억이 도대체 어디로 흘러갔는지 전혀 지금 검찰이든 조사도 안 하고 특검도 안 되지 않습니까?]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대장동 얘기 또 하시는데요. 대장동은 박영수 특검 딸 돈 받았죠. 곽상도 전 의원 아들 돈 받았죠. 우리 윤 후보님 아버지 집 팔았죠.]

이재명 후보는 이른바 '신천지 의혹'으로 응수했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건진법사인가 무슨 법사인가 하는 사람이 '이만희를 건들면 영매라서 당신한테 피해가 갑니다'라는 말을 듣고 압수수색을 포기했다, 이렇게 지금 보도가 나갔어요. 진짜로 압수수색 안 한 이유가 뭡니까?]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1일) : 근거 없는 이런 네거티브를 가지고 말씀을 막 하십니다. (복지부에서) 이거 30만 되는 (신천지) 사람 반발하면 도저히 뒷감당이 안 된다고 했고요. 법무부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는 완전히 쇼입니다.]

신천지 논란은 장외 공방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2일) :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내가 출세해야 되겠다. 신천지 저거 사교라고 문제가 있지만 압수수색 안 해주고…이상한 주술에 의존해서 우리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최순실 불러내고 싶습니까, 여러분!]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2일) : 신천지 교주에 대한 사법 처리를 또 제가 지휘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당시에 정치인으로서 쇼나 하고 경기도에서는 조사까지 해놓고 왜 검찰에 고발도 안 했는지 저는 그게 오히려 더 의심스럽습니다.]

대장동 의혹, 신천지 공방, 두 후보가 입씨름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듯합니다. 상대방 공격에 열을 올린 두 후보, 정작 정책 질의에선 칼끝이 무뎠습니다. 사실 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서로 헛방을 주고 받기도 했는데요.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원전을 더 짓겠다고 했다, 날을 세웠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원전을 지금 추가 설치하시겠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그건 또 어디에다 설치하실 것입니까?]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1일) : 원전은 짓고 있는 것은 다 짓겠다고 했지, 추가로 새 지역에 넣겠다고 아직 말씀을 안 드렸습니다.]

그런데 윤 후보, 원전을 추가 설치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29일) : 지금 원전을 더 확대한다는 것이 아니고 3, 4호기는 중단된 거니까 이거는 계속 진행을 하고, 그다음에 앞으로 1차 사용허가가, 사용허가 기간이 만료된 것들을 안정성 검토를 통해서 재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고요.]

윤 후보는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문제를 거론하며, 이 후보에게 색깔론까지 폈죠?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1일) : 전작권 회수하는 데 조건이 무슨 필요가 있냐. 그냥 회수하면 되는 거지. 이런 게 전부 다 저는 하나의 생각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이게 결국은 친중·친북·반미라는 어떤 이념적 지향에서 단단히 서있는 것이지…]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전작권 회수 빨리해야 된다'라고 했지, 조건 필요 없이 한단 이야기한 일이 없어요.]

이 역시 이 후보의 발언을 '오독'한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30일) : (전작권을) 그냥 환수하면 되지 무슨 조건을 붙여가지고 무슨 능력이 검증되면 하겠다. 그러나 (전작권 전환 능력 검증에 대해 한미가) 합의했으니 그 절차를 지키도록 노력해야 되겠죠. 이미 (한미 간에) 합의된 절차에 의해서 검증을 빨리 끝내는 게 중요하겠다 생각합니다.]

130분의 TV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10차례와 12차례에 걸쳐 자체 팩트체크 논평을 내놨는데요. 그만큼 '카더라' 공방이 치열했다는 방증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정책 토론에서 눈에 띈 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였는데요. 각자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하며, 상대 당 후보를 몰아세웠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국가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이제 지키지 못한 분인데요. 이 변희수 하사를 기억하면서 3월 3일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면 그 취지에 매우 부합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저도 역시 국회의원은 아니어서 국회에 대한 직접 지휘권은 없지만 저는 당내에도 분명하게 말씀드린 것이 있습니다. 국회에서 입법을 직접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뭐 다른 사안 같은 경우에는 뭐 '패스트트랙도 동원하라' 이런 지시까지 하셨는데 좀 분명히 말씀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노동 이사가 그것이 노조 출신이 아니라 노조에서 추천한 변호사들이 많다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은데 맞습니까?]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1일) : 뭐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이 많이 선출이 되는 것 같습니다. 추천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서울시 산하 스무 개 공기업에서 현직 26명의 노동 이사들 중에서 15명이 민주노총 그리고 7명이 한국노총 출신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잘못 알고 계신 부분이 있으신데도 여전히 노동이사제 찬성하시겠습니까?]

특히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25번이나 질문을 집중하며, 준비된 야권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국민연금의 출산율에 대한 가정이 들어있습니다. 그래야지만 나중에 이것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아니겠습니까? 출산율 어느 정도로 되어있는지 혹시 아십니까?]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1일) : 글쎄, 제가 퍼센티지는 모르겠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1.38명입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1일) : 몇 년도에 만든 건가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처음 이거 할 때 나온 건데요. 지금 현재 출산율은 얼마입니까?]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1일) : 0.86인가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0.84입니다.]

정책 의제를 설정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가장 높은 토론 점수를 받았습니다.

[우석진/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상대방이 안 돼야 되는 건 알겠는데 본인 걸 뭐냐 했을 때 전혀 기억에 남지 않고 제가 안철수 후보 같은 경우는 85점을 주고 싶어요. 역시 대선에 여러 번 나와서 그런지 대통령 어젠다 문제 제기 좋았다.]

심상정 후보가 83점으로 그 뒤를 이었는데요.

[우석진/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심상정 후보 같은 경우는 83점 정도 주고 싶은데 인파이팅이 아주 좋았어요. 다만 인파이팅을 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했는지가 약간 불분명했다. 좌충우돌하는 식으로 했는데…]

거대 양당 후보의 '배우자 리스크'에 일침을 놓기도 했죠. 시원한 한방을 날리긴 했다는 겁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단순한 불찰이었으면 제가 오늘 거론을 안 했을 것입니다. 자택을 수시로 오가면서 배우자 비서 역할을 했어요. 그러니깐 사실 성남시장부터 11년간 사실은 배우자에게 비서실을 만들어준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가족 측근 관련된 인사권을 이렇게 가볍고 함부로 사용을 하면 큰일 나지 않겠습니까?]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서 일전에 공개하신 김건희 님의 계좌와 다른 계좌가 발견됐고 수상한 거래내역도 지금 나온 것으로 보도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가 실제 없다고 하면 거래내역을 공개하십시오. 주식양도세 다 없애서 주가 부양하겠다는 분이 이렇게 정작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중대 범죄 의혹에 대해서 떳떳하지 못하면 그것이야말로 양두구육 아니겠습니까?]

내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데요. 적어도 3차례, 법정 TV토론이 예정돼 있습니다. 다음 토론에선 제대로 된 정책 공방을 볼 수 있을까요? 자격이 안 돼 TV토론에서 배제된 군소 후보들을 생각해서라도 조금 더 나은 토론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의 말로 대신합니다.

[김동연/새로운 물결 대선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4자 토론이 정말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토론이 돼야 되는데 너무 거리가 멀어서 안타깝습니다. 네거티브와 인신공격성이 주가 되겠고요. 정책에 대한 얘기도 수박 겉핥기 식으로 하고 있죠.]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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