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일(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죠.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오늘 '국민통합'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오늘 '검찰 독립성 강화'를 골자로 한 사법개혁 공약을 발표했는데요. 관련 내용을 국회상황실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정회원분들은 익숙한 노래죠. 우리 헌법 1조를 노래로 만든 건데, 촛불집회 때 많이 불렀습니다.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두고,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가 이 헌법 1조를 언급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자랑스러운 국민 여러분 대민 헌법 1조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연대 연합해서 국민내각으로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겠습니다. (이재명!) 국민통합정부를 위해 필요하다면 이재명 정부라는 표현도 쓰지 않겠습니다.]
국무총리 국회추천제를 도입하고, 부총리 중심으로 부처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했는데요. 4년 중임제 개헌을 포함해 합의되는 수준에서 임기 내 개헌을 하겠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평화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습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에 앞서 국립현충원도 참배했습니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뿐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도 참배했습니다. 5년 전 대선 때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은 참배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입니다. 이 후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5년의 세월 지나면서 저도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저의 사회적 역할도 책임감도 많이 바뀌고 커졌습니다. 국민대표가 되려면 특정 개인의 선호보다는 국민의 입장에서 국가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한지를 생각해야 된다고 지금은 생각합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정당한 촛불집회를 무법천지라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과감한 정치보복과 검찰에 의한 폭압정치를 꿈꾸는 정치세력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권력을 쥐여주고, 더 나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은 정권교체일 수는 있어도 정의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
앞서 보셨듯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역시 오늘 헌법 1조를 언급했죠. 정권을 위한 사법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를 완성하겠다는 사법개혁 공약을 발표하면서입니다. 검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겠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검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겠습니다. 또한 검찰 총장에게 독자적인 예산 편성권을 부여하겠습니다.]
[추미애/당시 법무부 장관 (2020년 6월 25일) : 저의 지시를 절반을 잘라먹었죠. 차라리 지휘하지 않고 장관의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윤석열/당시 검찰총장 (2020년 10월 22일) :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닙니다. 장관의 부하라면 이 수사와 소추라고 하는 것이 정치인의 지위에 떨어지기 때문에 그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나 사법의 독립하고는 거리가 먼 얘기입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역대 4번 발동이 됐는데, 그 중 한 번은 노무현, 세 번은 문재인 정부 때였습니다. 윤 후보는 수사지휘권은 다른 나라에선 사문화됐다고도 말했습니다.
윤 후보의 사법 개혁 방안, 전 정권에 대한 '적폐수사' 하겠다는 발언 이후에 나온 방안이라 더 관심이 쏠리죠.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 사법 개혁이 검찰의 권한을 분산해 힘을 빼는 데 중점을 뒀다면, 윤 후보의 사법 개혁안은 검찰에 예산 편성권까지 부여하는 등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오히려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입니다. 윤 후보는 공수처가 독점하도록 한 고위공직자 부패사건 수사를 검찰과 경찰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요. 더 나아가서 이 정부 사법개혁의 정점인 '공수처'를 폐지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공수처도 검찰·경찰과 동등하게 고위공직자의 부패사건을 수사하도록 진정한 수사기관으로 환골탈태시키겠습니다. 만일 그래도 문제점이 계속 드러나고 개선되지 않을 경우 공수처 폐지를 추진하겠습니다.]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두고,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정책 방향이 분명한 차이를 드러내는 듯 하죠. 내일, 선거운동 첫날 두 후보의 일정도, 방향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재명 후보는 부산에서 서울로, 윤석열 후보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건데요. 먼저 이 후보의 내일 0시 첫 일정은 부산항에서 수출 선박 근무자와 함께 시작합니다. 경제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이 후보, 취약지역인 부산, 울산, 경남, PK지역을 공략하겠단 의지가 읽히죠. 이후 대구와 대전을 거쳐 서울에서 첫날 일정을 마무리하는데요. 반대로 윤 후보는 내일 오전 국립현충원 참배 후 청계광장에서 첫 일정을 시작합니다. 청계광장에 있는 코로나 백신 접종 사망자 분향소에 들를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코로나 방역문제를 쟁점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후 대전과 대구를 거쳐 부산에서 하루 유세를 마무리 합니다. 미리보는 첫날 유세, 류정화의 음악다방에서 이 노래로 표현해봤습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직전, 여론은 어떨까요. 한국사회여론연구소 KSOI 조사 결과를 보면요. 이재명 후보는 40.4%, 윤석열 후보는 43.5%로 오차범위 내 윤 후보가 앞섭니다. 지난 조사와 비교하면 이 후보는 2%p 오르고 윤 후보는 1.1%p 떨어져서 격차가 줄어든 모습인데요. 안철수 후보는 7.8%, 심상정 후보는 3.5%로 한 자릿수입니다. 양강 후보의 초박빙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건데, 민주당에선 '희한한 대선'이라는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제가 대선 치르면서 이렇게 출렁거렸다가 경합으로 갔다가 출렁거렸다가 경합으로 가는 걸 처음 치러 보는데, 희한한 대선이네요. 저는 지금 보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좀 반등세로 돌았고요. 지금 거의 두 후보가 거의 붙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초박빙' 구도에서는 잘하는 것만큼이나 실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작은 실수가 큰 영향을 미칠 수가 있는 겁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차 TV토론에서의 이 발언이 논란이 됐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분양가의 90% 정도를 대출해 준다는 것이고 DSR은 규모 수십 평이 아니고 20평 정도면 한 2~3억대…]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어느 지역에 2~3억 짜리가 있습니까. 20평짜리가.]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김포나 이런 데 충분히 가능합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김포에 20평짜리가 있습니까. 20평짜리가 3억입니까.]
특정 지역을 언급한 말에 김포 지역 주민들이 항의하고 나섰습니다. 국민의힘 김포 지역 당원협의회에서는 이 후보를 향해 사퇴하라고까지 공세를 폈는데요. "김포시 주택가격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입장문까지 내고 해명에 나섰는데요. 이 후보의 발언은 "현재 김포 20평 대 아파트 시세가 2~3억 원이라는 게 아니라, 김포에 반값 아파트를 지어서 공급할 경우 2~3억 원 대에 공급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고 한 겁니다. 불필요한 오해 확산을 막기 위해 신속한 대응에 나선 거죠. 이 후보 측의 '작은 실수' 또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소확행' 혹은 '심쿵' 공약이란 이름으로 소소한 생활밀착형 공약들을 많이 냈었죠. 탈모인들을 겨냥한 이 후보의 공약 역시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이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공약이 실제 공약에선 빠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됐는데요. 이 후보를 향해 여론몰이만 해놓고 실제론 빼는 거냐면서 항의가 쏟아졌습니다. 민주당에선 또다시 해명에 나섰는데요. 문제의 보도는 공약집 일부를 다룬 거였고, "소확행 공약은 지금까지 71건을 발표했고, 공약집 초안에 이미 반영돼있다"고 한 겁니다. 탈모, 치과임플란트 건강보험 확대 공약이 정식 공약에서 빠졌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윤석열 후보 역시 사진 한 장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죠. 바로 이 사진입니다. 윤 후보가 김병민 대변인, 이상일 전 의원과 함께 정책 홍보 열차 '열정 열차'를 타고 있는 모습인데요. 논란이 된 건 바로 윤 후보의 발입니다. 구두를 신은 채, 이 전 의원 옆자리에 발을 턱 올린 건데요. 윤 후보의 상근 보좌역을 맡고 있는 이 전 의원이 본인 페이스북에 직접 올린 사진입니다. 윤 후보가 그만큼 편안하게 참모들을 대한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을까요. 역시 온라인을 중심으로 '노매너'다, '몰상식하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본인이 잠깐 자리비운 사이에 있었던 일이라면서 유감을 표했습니다. "장시간 이동으로 인한 가벼운 다리경련 때문"이라고 해명했는데요. 민주당에선 이 해명까지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고용진/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다리 경련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는 누가 봐도 궁색한 거짓 해명에 불과합니다. 경련이 나서 다리를 올렸다는데, 불편한 구두는 벗지 않고 그대로입니다. '구둣발 논란'의 본질은 공공질서의 기본을 무시한 특권과 예의 없음입니다.]
윤 후보는 평소 쩍벌 자세로 비판을 받았었죠. 지하철 한번 타본 적 없느냐, 이런 얘기도 나왔습니다. 어찌 보면 후보의 자세, 몸가짐은 작은 문제라고 여길 수도 있겠죠. 하지만 또 그런 작은 부분들을 근거로 한 표를 결정하는 유권자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수만 없으면 된다, 이렇게 말했던 사람이 생각납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지난해 12월 7일) : 후보를 비롯해서 우리 선거대책위원회가 별다른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저는 정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하는 그런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거를 운영하는 주체가 일사불란하게, 제대로 잡음 없이 진행돼야만 승리를 장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는 대선 후보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오명 속에, 아직도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유권자들 역시 많을 듯 한데요. 만족스런 마음으로 한표를 행사할 수 있는 유권자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선의의 경쟁 펼치는 선거운동 기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후보들의 움직임도 들어가서 더 자세히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재명 "국민통합" vs 윤석열 "검찰 독립성 강화"…선거운동 D-1, 방향은 정 반대 >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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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죠.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오늘 '국민통합'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오늘 '검찰 독립성 강화'를 골자로 한 사법개혁 공약을 발표했는데요. 관련 내용을 국회상황실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정회원분들은 익숙한 노래죠. 우리 헌법 1조를 노래로 만든 건데, 촛불집회 때 많이 불렀습니다.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두고,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가 이 헌법 1조를 언급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자랑스러운 국민 여러분 대민 헌법 1조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다만 방향은 좀 달랐는데요. 먼저 이재명 후보는 위기극복과 국민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오늘 서울의 중심지 명동에서 2030 영입인재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후보의 마지막 유세 장소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 오늘 '국민 통합정부'를 만들겠단 점을 전면에 내세웠는데요. 앞서 강조해왔던 '이재명 정부'란 표현도, 쓰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연대 연합해서 국민내각으로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겠습니다. (이재명!) 국민통합정부를 위해 필요하다면 이재명 정부라는 표현도 쓰지 않겠습니다.]
국무총리 국회추천제를 도입하고, 부총리 중심으로 부처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했는데요. 4년 중임제 개헌을 포함해 합의되는 수준에서 임기 내 개헌을 하겠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평화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습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에 앞서 국립현충원도 참배했습니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뿐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도 참배했습니다. 5년 전 대선 때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은 참배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입니다. 이 후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5년의 세월 지나면서 저도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저의 사회적 역할도 책임감도 많이 바뀌고 커졌습니다. 국민대표가 되려면 특정 개인의 선호보다는 국민의 입장에서 국가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한지를 생각해야 된다고 지금은 생각합니다.]
이렇게 국민통합을 강조한 이 후보, 반면 상대 후보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선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이번 대선은 통합정치와 정치보복, 화해와 증오를 결정하는 분기점이라면서 '정권교체'가 무조건 정의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정당한 촛불집회를 무법천지라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과감한 정치보복과 검찰에 의한 폭압정치를 꿈꾸는 정치세력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권력을 쥐여주고, 더 나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은 정권교체일 수는 있어도 정의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
앞서 보셨듯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역시 오늘 헌법 1조를 언급했죠. 정권을 위한 사법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를 완성하겠다는 사법개혁 공약을 발표하면서입니다. 검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겠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검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겠습니다. 또한 검찰 총장에게 독자적인 예산 편성권을 부여하겠습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과거 윤 후보의 검찰총장 시절 행보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죠.
[추미애/당시 법무부 장관 (2020년 6월 25일) : 저의 지시를 절반을 잘라먹었죠. 차라리 지휘하지 않고 장관의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윤석열/당시 검찰총장 (2020년 10월 22일) :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닙니다. 장관의 부하라면 이 수사와 소추라고 하는 것이 정치인의 지위에 떨어지기 때문에 그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나 사법의 독립하고는 거리가 먼 얘기입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역대 4번 발동이 됐는데, 그 중 한 번은 노무현, 세 번은 문재인 정부 때였습니다. 윤 후보는 수사지휘권은 다른 나라에선 사문화됐다고도 말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법무부 장관은 정치인입니다.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일반적인 수사 지휘는 여러분도 많이 보셨겠지만 악용되는 수가 더 많습니다. 일본은 1950년대 한 번 쓰고는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고 독일은 사실상 한 번도 없었습니다.]
윤 후보의 사법 개혁 방안, 전 정권에 대한 '적폐수사' 하겠다는 발언 이후에 나온 방안이라 더 관심이 쏠리죠.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 사법 개혁이 검찰의 권한을 분산해 힘을 빼는 데 중점을 뒀다면, 윤 후보의 사법 개혁안은 검찰에 예산 편성권까지 부여하는 등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오히려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입니다. 윤 후보는 공수처가 독점하도록 한 고위공직자 부패사건 수사를 검찰과 경찰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요. 더 나아가서 이 정부 사법개혁의 정점인 '공수처'를 폐지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공수처도 검찰·경찰과 동등하게 고위공직자의 부패사건을 수사하도록 진정한 수사기관으로 환골탈태시키겠습니다. 만일 그래도 문제점이 계속 드러나고 개선되지 않을 경우 공수처 폐지를 추진하겠습니다.]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두고,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정책 방향이 분명한 차이를 드러내는 듯 하죠. 내일, 선거운동 첫날 두 후보의 일정도, 방향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재명 후보는 부산에서 서울로, 윤석열 후보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건데요. 먼저 이 후보의 내일 0시 첫 일정은 부산항에서 수출 선박 근무자와 함께 시작합니다. 경제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이 후보, 취약지역인 부산, 울산, 경남, PK지역을 공략하겠단 의지가 읽히죠. 이후 대구와 대전을 거쳐 서울에서 첫날 일정을 마무리하는데요. 반대로 윤 후보는 내일 오전 국립현충원 참배 후 청계광장에서 첫 일정을 시작합니다. 청계광장에 있는 코로나 백신 접종 사망자 분향소에 들를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코로나 방역문제를 쟁점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후 대전과 대구를 거쳐 부산에서 하루 유세를 마무리 합니다. 미리보는 첫날 유세, 류정화의 음악다방에서 이 노래로 표현해봤습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직전, 여론은 어떨까요. 한국사회여론연구소 KSOI 조사 결과를 보면요. 이재명 후보는 40.4%, 윤석열 후보는 43.5%로 오차범위 내 윤 후보가 앞섭니다. 지난 조사와 비교하면 이 후보는 2%p 오르고 윤 후보는 1.1%p 떨어져서 격차가 줄어든 모습인데요. 안철수 후보는 7.8%, 심상정 후보는 3.5%로 한 자릿수입니다. 양강 후보의 초박빙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건데, 민주당에선 '희한한 대선'이라는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제가 대선 치르면서 이렇게 출렁거렸다가 경합으로 갔다가 출렁거렸다가 경합으로 가는 걸 처음 치러 보는데, 희한한 대선이네요. 저는 지금 보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좀 반등세로 돌았고요. 지금 거의 두 후보가 거의 붙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초박빙' 구도에서는 잘하는 것만큼이나 실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작은 실수가 큰 영향을 미칠 수가 있는 겁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차 TV토론에서의 이 발언이 논란이 됐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분양가의 90% 정도를 대출해 준다는 것이고 DSR은 규모 수십 평이 아니고 20평 정도면 한 2~3억대…]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어느 지역에 2~3억 짜리가 있습니까. 20평짜리가.]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김포나 이런 데 충분히 가능합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김포에 20평짜리가 있습니까. 20평짜리가 3억입니까.]
특정 지역을 언급한 말에 김포 지역 주민들이 항의하고 나섰습니다. 국민의힘 김포 지역 당원협의회에서는 이 후보를 향해 사퇴하라고까지 공세를 폈는데요. "김포시 주택가격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입장문까지 내고 해명에 나섰는데요. 이 후보의 발언은 "현재 김포 20평 대 아파트 시세가 2~3억 원이라는 게 아니라, 김포에 반값 아파트를 지어서 공급할 경우 2~3억 원 대에 공급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고 한 겁니다. 불필요한 오해 확산을 막기 위해 신속한 대응에 나선 거죠. 이 후보 측의 '작은 실수' 또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소확행' 혹은 '심쿵' 공약이란 이름으로 소소한 생활밀착형 공약들을 많이 냈었죠. 탈모인들을 겨냥한 이 후보의 공약 역시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이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공약이 실제 공약에선 빠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됐는데요. 이 후보를 향해 여론몰이만 해놓고 실제론 빼는 거냐면서 항의가 쏟아졌습니다. 민주당에선 또다시 해명에 나섰는데요. 문제의 보도는 공약집 일부를 다룬 거였고, "소확행 공약은 지금까지 71건을 발표했고, 공약집 초안에 이미 반영돼있다"고 한 겁니다. 탈모, 치과임플란트 건강보험 확대 공약이 정식 공약에서 빠졌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윤석열 후보 역시 사진 한 장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죠. 바로 이 사진입니다. 윤 후보가 김병민 대변인, 이상일 전 의원과 함께 정책 홍보 열차 '열정 열차'를 타고 있는 모습인데요. 논란이 된 건 바로 윤 후보의 발입니다. 구두를 신은 채, 이 전 의원 옆자리에 발을 턱 올린 건데요. 윤 후보의 상근 보좌역을 맡고 있는 이 전 의원이 본인 페이스북에 직접 올린 사진입니다. 윤 후보가 그만큼 편안하게 참모들을 대한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을까요. 역시 온라인을 중심으로 '노매너'다, '몰상식하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본인이 잠깐 자리비운 사이에 있었던 일이라면서 유감을 표했습니다. "장시간 이동으로 인한 가벼운 다리경련 때문"이라고 해명했는데요. 민주당에선 이 해명까지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고용진/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다리 경련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는 누가 봐도 궁색한 거짓 해명에 불과합니다. 경련이 나서 다리를 올렸다는데, 불편한 구두는 벗지 않고 그대로입니다. '구둣발 논란'의 본질은 공공질서의 기본을 무시한 특권과 예의 없음입니다.]
윤 후보는 평소 쩍벌 자세로 비판을 받았었죠. 지하철 한번 타본 적 없느냐, 이런 얘기도 나왔습니다. 어찌 보면 후보의 자세, 몸가짐은 작은 문제라고 여길 수도 있겠죠. 하지만 또 그런 작은 부분들을 근거로 한 표를 결정하는 유권자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수만 없으면 된다, 이렇게 말했던 사람이 생각납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지난해 12월 7일) : 후보를 비롯해서 우리 선거대책위원회가 별다른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저는 정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하는 그런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거를 운영하는 주체가 일사불란하게, 제대로 잡음 없이 진행돼야만 승리를 장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는 대선 후보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오명 속에, 아직도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유권자들 역시 많을 듯 한데요. 만족스런 마음으로 한표를 행사할 수 있는 유권자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선의의 경쟁 펼치는 선거운동 기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후보들의 움직임도 들어가서 더 자세히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재명 "국민통합" vs 윤석열 "검찰 독립성 강화"…선거운동 D-1, 방향은 정 반대 >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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